타이거리서치(Tiger Research)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코인베이스가 단순한 암호화폐 거래소를 넘어 하나의 ‘암호화폐 제국’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레이어2 블록체인 ‘베이스(Base)’에 이어, 슈퍼앱 ‘더 베이스 앱(The Base App, 이하 TBA)’까지 출시하며 거래소, 인프라, 플랫폼을 잇는 풀스택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이는 암호화폐 산업 구조에 큰 전환점을 예고하고 있다.
코인베이스는 이미 업계 최초로 나스닥에 상장하며 제도권 진입의 상징적 지위를 확보한 이후, 이더리움 기반 레이어2 블록체인인 베이스 체인을 공개하며 기술 영역 확장을 시작했다. 이를 통해 기존에 오프체인 중심이던 거래소 비즈니스에서 온체인 생태계로의 확장을 본격화했다. 타이거리서치는 이 과정을 통해 코인베이스가 기존 디파이(DeFi) 서비스와의 단절 없이 사용자를 자체 인프라에 ‘머무르게’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뿐만 아니라, 타이거리서치에 따르면 2025년 7월 발표된 온체인 슈퍼앱 TBA는 암호화폐 결제, 송금, 소셜 수익화 등 다양한 기능을 통합해 사용자에게 종합 경험을 제공한다. 이는 기존 파편화된 디앱(dApp) 경험을 통합하는 시도로, 하나의 앱을 통해 실질적인 온체인 경제 참여가 가능해졌다. TBA는 파캐스터(Farcaster) 기반 소셜 기능까지 품으며 일상생활 속 암호화폐 활용도를 높이고 있으며, 사용자 경험 기준의 암호화폐 산업 대중화를 현실화하고 있다.
코인베이스의 영향력은 기술 인프라 구축에만 그치지 않는다. 암호화폐 파생상품 거래소 데리빗(Deribit), 토큰 관리 플랫폼 리퀴파이(LiquiFi) 등 다양한 프로젝트 인수와 투자로 생태계 영향력을 넓히는 중이다. 이는 마치 과거 페이팔(PayPal) 출신 인물들이 웹2 스타트업 생태계를 주도했던 사례처럼, '코인베이스 마피아’라 불릴 수 있는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는 평가다.
또한, 리서치는 USDC 발행사 서클(Circle)과의 전략적 관계도 주목 대상이라고 전했다. 코인베이스는 서클의 주요 주주로서 단순 지분 보유를 넘어 수익 분배 조항과 권리 귀속까지 확보하고 있으며, 이는 스테이블코인 기반 유동성 지배력을 높이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해석된다.
이같은 움직임은 코인베이스가 단순 거래 서비스 제공자를 넘어 다양한 온체인 거버넌스, 금융, 소셜, 툴과 서비스를 포괄하는 암호화폐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타이거리서치는 이러한 구조가 사용자 관점에서는 분명한 편의성을 제공하지만, 탈중앙화를 지향했던 암호화폐의 원칙에서는 일정 부분 충돌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결과적으로 코인베이스의 전략은 암호화폐 대중화라는 외형적 성과를 만들어가고 있지만, 동시에 새로운 ‘중앙화된 제국’이 출현하고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는 것이 이번 보고서의 주요 논지다. 탈중앙화의 가치는 어디까지 유지 가능한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이에 따라 코인베이스의 다음 단계는 기술적 확장뿐 아니라 생태계 참여자 간의 균형을 어떻게 이룰 것인가에 달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