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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AI로 서방을 구하겠다는 팔란티어… 감시 권력을 선하게 쓸 수 있다는 믿음, 과연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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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서방을 구한다는 팔란티어의 선언… 좋은 목적을 위한 감시 권력, 그 끝은 어디인가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보통 정치적으로 생각이 전혀 다른 사람들은 어떤 문제에서도 같은 편이 되기 어렵다. 그런데 미국 데이터 분석 기업 팔란티어(Palantir)에 대해서만큼은 좌우를 가리지 않고 비슷한 반응이 나온다. 두려움이다.

한쪽에서는 팔란티어를 트럼프 행정부의 디지털 감시 도구로 본다. 불법 체류자를 추적하는 시스템을 미국 이민당국에 제공하고, 이스라엘의 가자·레바논 군사 작전을 데이터로 지원한 것이 근거다. 다른 쪽에서는 팔란티어가 언젠가 모든 시민을 감시하는 AI 국가를 가능하게 만들 기업이라고 경계한다. 이유는 달라도 결론은 같다. 이 회사가 커질수록 위험하다는 것이다.

그런 팔란티어가 최근 회사의 가치관과 철학을 정리한 선언을 내놨다. CEO 알렉스 카프의 저서 『기술 공화국』과 함께 공개된 것으로, 기술이 국가와 전쟁과 사회를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에 대한 팔란티어 나름의 세계관이다.

카프의 주장은 미국이 특별한 나라라는 믿음에서 출발한다. 강한 국경, 뚜렷한 문화적 정체성, 기술력을 앞세운 세계 주도권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여기까지는 미국 보수 진영의 일반적인 주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런데 그의 생각은 거기서 한 발 더 나간다. 미국이 단순히 자국을 지키는 것을 넘어, 전 세계 질서를 이끄는 나라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노골적으로 말하면 '미국이 세계를 지배해야 한다'는 얘기다.

카프는 또 1960년대 이후 미국 사회에 퍼진 다문화주의와 상대주의적 가치관이 미국과 서방의 정체성을 서서히 무너뜨렸다고 본다. 이를 바로잡으려면 기술력과 강한 국가 의지를 결합한 국가 프로젝트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실리콘밸리의 기술을 국가 전략에 적극 동원하자는 것이다.

미국이 세계를 이끌어야 한다는 주장이 현실에서 어떤 결과를 낳는지는 역사가 이미 여러 차례 보여줬다. 그 점에서 카프의 비전은 쉽게 동의하기 어렵다.

카프의 또 다른 제안은 전 국민 병역 의무제다. 자원 입대 방식 대신 엘리트를 포함한 모든 국민이 군 복무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쟁을 결정하는 사람들이 그 위험을 직접 감당해야 한다면 함부로 전쟁을 시작하지 않을 것이라는 논리다.

취지는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역사를 돌아보면 전쟁을 일으키는 사람들은 항상 자신은 안전한 자리에 있었다. 규칙을 만드는 사람들이 그 규칙의 예외가 되는 일은 생각보다 쉽게 일어난다.

더 나아가 카프의 구상은 군 복무를 마친 사람에게만 온전한 시민권을 주는 방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 공상과학 소설 『스타십 트루퍼스』에 나오는 사회처럼, 복무 여부가 참정권을 가르는 기준이 되는 세상이다. 태어나면서부터 누구나 갖는 권리라는 개념이 흔들리는 것이다.

가장 근본적인 물음은 AI에 대한 팔란티어의 태도에서 나온다. 카프는 AI가 범죄를 줄이고, 전쟁을 이기게 하고, 서방 문화를 지켜낼 것이라고 주장한다. AI가 모든 것을 해결해줄 것이라는 믿음이다.

그러나 현실을 보면 AI가 우리 삶을 실질적으로 바꾼 사례는 아직 기대에 못 미친다. 반면 AI가 가장 강력하게 작동하는 분야는 분명하다. 사람을 추적하고 감시하는 것, 그리고 무기를 자동화하는 것이다.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 나오는 감시 사회나 영화 '터미네이터'의 자동화 무기가 단순한 상상이 아닐 수 있다는 불안감이 드는 이유다.

팔란티어가 서방을 지키겠다는 목표에 진심일 수 있다. 그러나 핵심 질문은 따로 있다. 좋은 목적을 위해 감시 체계를 운용하는 것이 정말 가능한가. 그 권력이 처음의 선한 의도대로만 쓰인다는 보장이 있는가.

나라가 살아남는 것 자체가 목표가 될 수는 없다. 어떤 가치를 지키며 살아남느냐가 더 중요하다. 물론 사회를 내부에서 무너뜨리려는 세력과 싸우는 상황에서는 원칙을 굽혀야 할 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원칙을 잃는 순간, 지키려 했던 것도 함께 사라진다.

팔란티어의 선언은 답이 아니라 질문이다. 기술이 권력이 되는 시대, 그 권력이 누구의 손에 쥐어지고 어떤 원칙 아래 사용되는지를 우리는 끊임없이 따져 물어야 한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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