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라(XLM) 네트워크가 2026년 1분기 들어 실물자산(RWA)과 스테이블코인, 결제 인프라 전반에서 동시 성장세를 보이며 기관형 금융 블록체인으로서의 입지를 한층 강화했다. 메사리 리서치(Messari Research)의 Matt Kreiser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스텔라의 RWA 시가총액이 분기 말 기준 15억2000만 달러로 전분기 대비 91% 급증했고, 4월 11일에는 20억 달러를 넘어섰다고 분석했다. 특히 x402와 머신 페이먼트 프로토콜(MPP) 출시는 AI 에이전트 기반 결제와 소액결제 확산의 새 동력으로 꼽히며, 스텔라의 결제 네트워크 확장성을 다시 부각시키고 있다.
이번 성과는 스텔라가 단순 송금 체인을 넘어 ‘자산 발행-결제-대출-유동성’이 맞물리는 통합 금융 인프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스텔라는 금융 상품과 서비스를 위해 설계된 레이어1 블록체인으로, 낮은 수수료와 빠른 결제 속도, 규제 친화적 자산 관리 기능을 강점으로 내세워 왔다. 2014년 출범 이후 스텔라 컨센서스 프로토콜(SCP)을 기반으로 운영돼 왔으며, 2024년 2월 스마트컨트랙트 기능인 소로반(Soroban)을 도입한 뒤 DeFi와 자산 토큰화 부문까지 생태계를 넓혔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RWA 성장이다. 메사리 리서치(Messari Research)의 Matt Kreiser 보고서에 따르면 스텔라의 스테이블코인을 제외한 RWA 시가총액은 2025년 4분기 7억9600만 달러에서 2026년 1분기 말 15억2000만 달러로 확대됐다. 증가분의 상당 부분은 온도의 USDY와 스피코의 EUTBL, USTBL, UKTBL 등 국채 기반 토큰이 견인했다. 온도의 USDY는 전분기 대비 1만2080% 증가한 1억2360만 달러를 기록했고, 스피코의 EUTBL은 243% 늘어난 4억4750만 달러를 나타냈다. 스텔라가 국채형 수익 자산의 유통 거점으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는 뜻이다.
이 같은 흐름은 기존 금융기관과 자산운용사 참여가 맞물린 결과이기도 하다. 프랭클린 템플턴의 BENJI는 여전히 스텔라 최대 RWA 중 하나로 남아 있으며, 에테르퓨즈는 미국, 유럽연합, 멕시코, 한국 등 각국 단기 국채를 기반으로 한 스테이블본드를 공급하고 있다. 위즈덤트리는 토큰화 미국 국채 펀드와 공개 주식 펀드, 회사채, 금 토큰까지 제공하며 상품군을 넓혔다. 스테이트 스트리트 역시 2026년 중 스텔라에서 토큰화 사모 유동성 펀드 SWEEP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힌 상태다. 이는 스텔라가 단순 실험망이 아니라 전통 금융권의 온체인 상품 유통 채널로 검증받고 있음을 시사한다.
스테이블코인 부문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스텔라 기반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은 전분기 대비 22% 증가한 2억9710만 달러를 기록했다. USDC 비중이 가장 컸고, 프랑스계 SG-FORGE가 발행한 유로 스테이블코인 EURCV가 3월 10일 네트워크에 합류하면서 성장 폭을 키웠다. EURCV는 분기 말 기준 시가총액 2290만 달러로 스텔라 내 두 번째 규모의 스테이블코인으로 올라섰다. MiCA 규정을 준수하는 이 자산의 유입은 스텔라가 유럽 기관 자금과 규제형 결제 수요를 동시에 흡수할 수 있는 인프라임을 보여준다.
DeFi 부문에서는 RWA의 ‘컴포저빌리티’가 핵심 화두로 떠올랐다. 스텔라의 DeFi TVL은 1억7440만 달러로 전분기 대비 1.1%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자산 구성은 의미 있게 변했다. DEX 비중은 줄고, 대출·차입 프로토콜인 블렌드와 템플러의 존재감이 커졌다. 블렌드는 TVL 1억600만 달러로 전분기 대비 25.9% 성장했고, 템플러는 89.5% 증가한 560만 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템플러는 4월 1일 센트리퓨지의 deJAA, deJTRSY와 에테르퓨즈의 CETES, USTRY 등 6종의 자유 이전 가능 RWA를 담보 자산으로 지원하기 시작했다. 이는 스텔라 내 RWA가 단순 보유형 자산에서 대출 담보와 유동성 자산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뜻하는 ‘이정표’로 평가된다.
블렌드의 성장 배경도 주목할 만하다. USDC 예치 수익률이 최근 수개월 동안 8% 이상을 유지해 에이브(Aave) V3나 스파크렌드(SparkLend) 등 주요 대출 프로토콜의 2~5% 수준보다 높았다. 이런 고수익 환경은 크립토 네이티브 유동성을 스텔라로 끌어들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다만 높은 수익률이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 수요와 위험 관리가 균형을 이룰 수 있을지는 향후 확인이 필요하다. "코멘트" 수익률 경쟁력은 유동성 유입의 직접적인 동인이지만, 장기 체류 자본을 만들려면 지속 가능한 담보 구조와 차입 수요가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
결제 네트워크로서의 강점도 여전했다. 2026년 1분기 스텔라의 일평균 이체 거래량은 1억810만 달러를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 26.4% 감소했지만, 이는 XLM 자체 가격 하락과 결제량 감소 영향이 컸다. 반면 USDC를 중심으로 한 스테이블코인 이체 거래량은 꾸준히 늘었고, RWA 이체 거래량도 전분기 대비 658.5% 급증했다. 네트워크 평균 트랜잭션 수수료는 0.00026달러에 불과해 글로벌 지급망으로서 가격 경쟁력도 유지했다.
스텔라 결제 생태계의 향후 확장성을 가장 크게 자극하는 요소는 x402와 MPP다. 메사리 리서치(Messari Research)의 Matt Kreiser는 3월 출시된 x402와 4월 공개된 MPP가 에이전트 기반 결제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고 봤다. x402는 코인베이스가 개발한 인터넷 네이티브 결제 프로토콜로, API 요청이나 디지털 서비스 사용료를 스테이블코인으로 즉시 결제할 수 있게 해준다. 스텔라에서는 스마트컨트랙트 인가 방식을 통해 이를 구현하며, 퍼실리테이터가 검증과 제출을 대행해 서비스 제공자에게 블록체인 인프라 운영 부담을 낮춘다.
MPP는 인간과 자율 소프트웨어가 모두 이해할 수 있는 기계 판독형 결제 협상 레이어다. 스트라이프와 템포가 개발한 이 프로토콜은 AI 에이전트가 서비스 이용 전 결제 조건을 자동으로 협상하고 승인하는 구조를 지원한다. 여기에 스텔라 MPP SDK는 XLM 가스비를 대납하는 기능까지 제공해, 에이전트가 네트워크 수수료 납부를 위해 XLM을 따로 보유할 필요를 줄였다. 이는 향후 AI 에이전트 간 거래, 유료 데이터 접근, 머신투머신 상거래 같은 새로운 수요를 스텔라 결제망으로 흡수할 가능성을 높인다.
프라이버시 및 규제 대응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진전이 있었다. 1월 22일 적용된 X-Ray 업그레이드는 영지식(ZK) 기술 도입의 토대를 마련했다. 개발자들은 이를 활용해 거래 상대방 정보나 거래 전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규제 준수 요건을 충족하는 애플리케이션을 설계할 수 있게 됐다. 이후 오픈소스로 공개된 스텔라 프라이빗 페이먼트(SPP)는 프라이버시 풀 기반 결제 개념증명을 선보였다. 다만 공통 참조 문자열(CRS) 생성 과정이 완전한 탈중앙 신뢰 구조를 갖추지 못했다는 점은 여전히 기술적 과제로 남는다.
네트워크 지표는 다소 엇갈렸다. 일평균 활성 주소 수는 5만8170개로 전분기 대비 2.7% 줄었고, 스테이블코인 주소 수도 감소했다. 반면 스마트컨트랙트 일평균 거래량은 1650만 달러로 24.5% 증가했다. 이는 DEX 거래 감소를 대출 활동과 RWA 관련 이동이 상쇄했기 때문이다. 스마트컨트랙트 사용이 늘면서 스텔라의 수수료 구조도 변화했다. 전체 평균 수수료는 낮아졌지만, 스마트컨트랙트 리소스 사용료는 전년 대비 증가해 네트워크 활동의 중심이 점차 클래식 결제에서 고도화된 온체인 금융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합의 구조 역시 스텔라의 차별점으로 남아 있다. 스텔라는 검증인에게 직접적인 금전 보상을 제공하지 않는 SCP 기반의 연합 비잔틴 합의 모델을 채택한다. 이 구조는 공개 멤풀과 블록 제안자 보상이 없어 MEV 유인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1분기 말 기준 활성 검증인은 87개로 전분기보다 증가했고, 네트워크 가동률은 99.99%를 유지했다. 반면 일부에서는 소수 티어1 조직 의존 구조를 들어 탈중앙성 한계를 지적한다. 그럼에도 스텔라는 금융 인프라에 필요한 예측 가능성과 안정성을 우선하는 방향을 유지하고 있다.
XLM 자체의 시장 성과는 부진했다. 1분기 말 XLM 시가총액은 55억3000만 달러로 전분기 대비 14.9% 감소했고, 가격도 0.20달러에서 0.17달러로 떨어졌다. 다만 이는 같은 기간 주요 대형 알트코인 전반의 약세와 맞물린 결과로, 네트워크 성장세와 토큰 가격 흐름이 반드시 일치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오히려 CME의 XLM 선물 상장, 볼러틸리티 쉐어즈의 XLM ETF와 2배 레버리지 ETF 출시 등 전통 금융 상품 확대는 장기적으로 자산 접근성을 넓히는 재료로 해석된다.
종합하면 스텔라는 2026년 1분기 ‘RWA’, ‘결제’, ‘DeFi’라는 세 축에서 동시에 진전을 이뤘다. RWA 시가총액 급증과 스테이블코인 확대는 기관 자산 유입을, x402와 MPP는 차세대 AI 에이전트 결제 수요를, 템플러와 블렌드는 자산 활용도의 확장을 각각 보여줬다. 스텔라가 단순 송금용 블록체인을 넘어 규제 친화형 자산 네트워크이자 프로그래머블 결제 인프라로 진화하고 있다는 해석이 힘을 얻는 배경이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RWA 기반 DeFi의 실제 수요 확대, AI 에이전트 결제의 온체인 정착 여부, 그리고 프라이버시 기술이 기관 요구를 얼마나 충족할 수 있느냐다. 이 세 가지가 맞물릴 경우 스텔라는 글로벌 금융 블록체인 경쟁에서 한층 더 뚜렷한 존재감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