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12일 뉴욕증시는 지정학적 긴장 완화 기대를 반영해 혼조세로 출발했다.
이날 오전 9시 35분 현재(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62.42포인트(0.52%) 오른 51,111.17을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지수는 3.14포인트(0.04%) 상승한 7,397.44를 나타냈고, 나스닥종합지수는 80.42포인트(0.31%) 내린 25,729.24를 가리켰다. 시장은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외교적 합의로 정리될 수 있다는 기대를 호재로 받아들였지만,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상대적으로 약한 흐름을 보였다.
투자 심리를 떠받친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이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미국과 이란의 전쟁과 관련해 훌륭한 합의가 이뤄졌고, 현재는 문서 최종 조율만 남았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며칠 안에 마무리될 수 있으며 유럽에서 서명식이 열릴 가능성을 언급했다. 블룸버그도 미국과 이란이 이르면 14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종전 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달 15일부터 17일까지 프랑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양측이 최종 합의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전쟁 위험이 낮아지면 에너지 가격과 물류 불안이 완화될 수 있어 주식시장에는 일반적으로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다만 낙관론이 일방적으로 확산되지는 않았다. 이란 측이 미국의 설명과는 다른 입장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협상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란 국영 이르나(IRNA) 통신은 미국과 이란의 종전 양해각서 초안의 기본 골격에 호르무즈 해협 양도와 핵 문제 합의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반관영 파르스통신도 합의가 최종 타결됐고 일요일 제네바에서 서명될 예정이라는 트럼프 대통령과 일부 외신의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런 엇갈린 메시지는 시장이 전면적인 위험 선호로 기울지 못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해석된다.
종목별로는 개별 재료에 따라 주가가 크게 엇갈렸다. 어도비는 댄 던 최고재무책임자(CFO) 퇴임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가 8.98% 하락했다. 반면 AMD는 시티그룹이 투자 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 조정한 영향으로 3.47% 올랐다. 시티그룹은 AMD가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에서 엔비디아 점유율 일부를 가져올 수 있고, 이는 수익 확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주택건설업체 레나는 2분기 매출이 79억4천만달러로 시장 예상치 80억2천만달러를 밑돌면서 2.78% 내렸다. 업종별로는 소재와 금융이 강세를 보인 반면 기술과 임의소비재는 약세였다. 이날 예정된 스페이스엑스 기업공개(IPO)도 시장 관심사로 떠올랐다. 심코프의 멜리사 브라운 투자결정리서치 매니징디렉터는 투자자들의 기대가 큰 만큼 초기 과열이 나타날 수 있지만, 반응이 지나치게 강하면 이후 급격한 조정이 뒤따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유럽 증시는 전반적으로 상승했고 국제 유가는 내렸다. 유로스톡스50지수는 전장보다 1.51% 오른 6,148.17에 거래됐고, 프랑스 카크40지수와 독일 닥스지수는 각각 1.68%, 1.31% 상승했다. 영국 풋시100지수도 1.10% 올랐다. 같은 시각 2026년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2.32% 하락한 배럴당 85.39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중동 정세가 실제로 완화될 경우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줄어들 수 있다는 기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미국과 이란의 실제 합의 문서 도출 여부, 그리고 그에 대한 이란 측의 공식 입장이 어떻게 정리되느냐에 따라 금융시장과 국제 유가의 방향이 다시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