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마이크로컴퓨터(Super Micro Computer, 티커: SMCI) 주가가 이번 주 초 하락세를 보인 가운데, 그 배경에는 회사가 발표한 20억 달러(약 2조 8,80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 발행 계획이 있었다. 고성능 AI 서버 수요 확대에 힘입어 급등세를 이어오던 슈퍼마이크로 주가는 주요 재무 결정이 발표되자 장중 한때 약 5% 가까이 밀렸다.
회사는 이번 전환사채가 2030년 6월 15일 만기 예정이며, 자금 사용처로는 일반적인 기업 운영 목적 외에도 최대 2억 달러(약 2,880억 원)를 전환사채로 인한 희석 효과를 상쇄하기 위한 옵션 거래(cap call transaction)에 투입할 계획이다. 이는 자사 주식에 대한 콜옵션을 매수해 전환권 행사에 따른 주식 수 증가를 일정 수준 억제하려는 전략이다.
또한 슈퍼마이크로는 이번 전환사채의 초기 인수자들에게 추가로 최대 3억 달러(약 4,320억 원) 상당의 채권을 인수할 수 있는 권리를 13일 이내 부여할 방침도 함께 밝혔다. 일반적인 기업 목적 외에 자사주 가치 방어 전략까지 포함된 점은 그만큼 주주가치 희석에 대한 시장의 민감한 반응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슈퍼마이크로 주가는 지난 1년 사이 회계 처리 방식에 대한 공매도 세력의 비판, 나스닥 상장 유지 불확실성 등 다양한 리스크를 겪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초 이후 약 50% 가까이 상승하며 AI 수혜주의 대표 주자로 자리매김한 상태였다. 특히 지난 2월, 연기됐던 재무 보고서를 제때 제출하면서 나스닥 상장 폐지 우려를 불식시키자 주가는 한동안 큰 폭의 반등세를 보이기도 했다.
다만 지난 5월 발표된 실적 가이던스에서 2025 회계연도 매출 전망을 하향 조정하면서 주가의 안정성에는 여전히 물음표가 남아 있다. 이번 전환사채 발행 역시 장기적으로는 성장 자금 확보라는 긍정적 의미도 있는 반면, 단기적으로는 희석 가능성과 불확실성 요인이 다시 시장을 자극하면서 주가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슈퍼마이크로가 확보한 자금을 통해 AI 서버 시장에서 한층 더 공격적인 투자 확대에 나설 경우, 이번 채권 발행이 주주가치 제고로 이어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