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주가가 미국 기술주의 강세 영향으로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면서, 반도체 업종 전반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11일 오전 9시 13분 기준 SK하이닉스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3.13% 오른 31만3천500원에 거래됐으며, 장 초반 한때 31만5천원까지 오르며 지난 1년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로써 SK하이닉스는 지난 2일부터 8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같은 시각, 삼성전자 역시 1.10% 오른 7만3천400원에 거래되며 동반 강세를 보였다.
이 같은 분위기는 미국 뉴욕증시에서의 기술주 랠리와 직결된다. 특히 전날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의 주가가 36%나 급등한 것이 직접적인 촉매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오라클은 수주 잔고가 전년 동기 대비 359% 증가한 4천550억 달러에 달한다고 발표했으며, 클라우드 인프라 사업의 매출이 오는 2030 회계연도에는 1천44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25 회계연도의 예상치(103억 달러) 대비 약 14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오라클의 이 같은 실적 전망은 전반적인 인공지능(AI) 인프라에 대한 기대심리를 자극했고, 반도체와 서버 분야 수요 확대에 대한 기대가 동시에 부각됐다. 이에 따라 AI 반도체를 공급하는 기업인 엔비디아(3.9% 상승), 통신 칩 제조업체인 브로드컴(9.8% 상승) 등도 급등세를 보였다. AI 관련 기술의 확산 움직임이 반도체산업 성장 전망을 견인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국내 반도체주는 글로벌 수급 변화와 직접적인 연관을 갖는 만큼, 미국 대형 기술주의 호재가 국내 투자심리에도 그대로 반영되는 구조다. 특히 오라클이 밝힌 공격적인 클라우드 투자 확대 전망은 대규모 데이터센터 구축 수요 증가로 이어질 수 있어, 관련 반도체 수요도 함께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를 키우고 있다.
이 같은 시장 흐름이 이어질 경우, 앞으로도 국내 반도체 대형주의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글로벌 경기 상황과 미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정책, 미중 기술분쟁 같은 외부 변수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