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상승세를 이어가던 국내 증시가 9월 17일 미국 중앙은행의 금리 결정이 임박함에 따라 관망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여부와 연준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담은 점도표 발표가 예정된 만큼, 투자자들의 경계심리가 증시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전날 코스피는 미국 기술주 강세에 힘입어 반도체 대형주가 상승하면서 11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3.79%, 5.14% 상승해 신고가를 경신하면서 지수를 3,450선 넘게 끌어올렸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사자’ 행진도 주가 상승에 기여했다. 지난 7거래일 동안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6조860억 원어치를 순매수하며 매수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이날부터 이틀간 진행되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투자 분위기는 신중해지는 모습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기준금리 0.25%포인트(25bp) 인하가 확실시되지만, 이후의 금리 정책 방향을 좌우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과 점도표 내용이 시장에 큰 영향을 줄 전망이다. 만약 연준이 물가상승 압력 등을 고려해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추거나 매파적(긴축 선호) 시각을 드러낼 경우, 증시에는 하방 압력이 작용할 수 있다.
실제로 이날 새벽 마감한 뉴욕증시는 이런 경계심리를 반영해 3대 주요 지수가 하락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0.13%, 0.07% 떨어졌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도 0.27% 하락했다. 특히 미국 8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6% 증가하면서 예상치를 웃돌았는데, 이는 미국 소비가 여전히 강하다는 신호로 해석되며 금리 인하 기대를 일부 후퇴시켰다.
여기에 정책 불확실성도 변수로 떠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와 의약품과 같은 고부가가치 산업에 대해 자동차보다 높은 관세를 적용할 수 있다는 발언을 내놨고, 미국 정부가 철강·알루미늄 및 자동차부품에 대한 관세 확대 절차에 돌입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는 향후 한국 수출기업에 부담 요인이 더해질 수 있다는 의미로, 관련 업종 투자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이 같은 흐름은 글로벌 기준금리 방향성과 통상 정책 불확실성이라는 대형 변수들이 맞물리면서, 단기적으로는 증시의 상승 탄력을 제한할 수 있다. 향후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와 미국 내 소비 지속력, 무역 정책 변화 등이 국내 증시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 시장은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