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긴장 완화 기대가 글로벌 증시의 위험자산 선호를 되살리면서 14일 국내 증시에서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 반도체 대형주가 뚜렷한 상승세를 보였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보다 6.06% 오른 110만3천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부터 5.00% 오른 109만2천원에 출발한 뒤 상승 폭을 더 키웠고, 장중에는 112만8천원까지 오르며 역대 장중 최고가를 새로 썼다. 삼성전자도 2.74% 오른 20만6천500원에 마감했다. 두 종목 모두 외국계 증권사가 주요 거래 창구에 이름을 올리면서 해외 자금 유입 기대를 키웠다.
배경에는 간밤 미국 뉴욕증시의 강세가 있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가까워질 수 있다는 기대가 퍼지면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0.63%, 스탠더드앤드푸어스 500지수는 1.02%, 나스닥 종합지수는 1.23% 각각 올랐다. 특히 기술주 투자심리가 살아나며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1.68% 상승했고, 9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미국 증시에서 확인된 반도체 업종 강세가 국내 시장에도 그대로 이어진 셈이다.
시장 분위기가 개선된 것은 군사적 긴장이 완전히 해소돼서라기보다, 충돌이 장기화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군의 대이란 해상봉쇄가 한국시간 13일 오후 11시부터 시작됐다고 밝히면서도, 이란이 합의를 강하게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후 미국과 이란이 물밑 접촉을 이어가고 있다는 외신 보도까지 나오자, 금융시장에서는 최악의 확전 가능성보다 협상 타결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는 모습이 나타났다. 이런 흐름은 통상 주식처럼 위험을 감수하고 투자하는 자산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수급도 반도체주 상승을 뒷받침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8천409억원, 기관은 1조2천517억원을 각각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반면 개인은 2조3천926억원을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섰다. 전기전자 업종만 놓고 봐도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7천644억원, 9천925억원어치를 순매수했고, 개인은 2조613억원을 순매도했다. 이 같은 흐름은 대외 불확실성이 더 누그러지고 미국 기술주 강세가 이어질 경우 국내 반도체 대형주 중심의 매수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