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투자증권이 20일 삼성에스디아이의 목표주가를 58만원으로 높여 잡았다. 미국 에너지저장장치 시장 확대와 유럽 전기차 배터리 공장 가동률 회복 가능성이 맞물리면서, 현재 주가가 기업가치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미국 내 에너지저장장치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보고서를 낸 이진명 수석연구원과 김명주 연구원은 삼성에스디아이가 미국 전력망용 에너지저장장치 시장에 적극 대응하고 있으며, 지난 2월 미국 누적 유틸리티용 에너지저장장치 설치량이 1년 전보다 119% 늘어나는 등 시장 성장세가 뚜렷하다고 설명했다. 유틸리티용은 전력회사나 대형 발전 사업자가 전력 수급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쓰는 대형 설비를 말한다. 여기에 북미 생산능력이 2027년 상반기까지 22기가와트시 더해질 것으로 예상돼, 분기별 실적 개선 흐름도 보다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은 아직 단기간에 급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최악의 국면은 지나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유럽 전기차 시장은 최근 성장세가 둔화했지만, 친환경차 확대를 유도하는 정책 기대와 보조금 효과가 다시 살아날 경우 공장 가동률이 점진적으로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삼성에스디아이의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을 2천545억원으로 추정하면서도, 적자 규모는 이전보다 줄어들 것으로 봤다. 다만 중대형 전지 부문 전체로는 손실 축소가 예상되지만, 전기차용 배터리는 출하량이 늘어도 전 분기에 반영됐던 보상금 효과가 사라지면서 적자 폭이 오히려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에너지저장장치용 배터리는 수익성 방어력이 상대적으로 강한 분야로 평가됐다. 울산 공장과 미국 공장이 높은 가동률을 유지하고 있어 안정적인 이익 창출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소형 전지 사업도 신규 적용처 확대에 힘입어 외형 성장과 적자 축소가 기대됐고, 전자재료 부문은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매출은 다소 주춤할 수 있지만, 수익성 자체는 양호한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사업 부문별 온도 차는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실적의 바닥을 다지는 과정으로 읽힌다.
증권가는 여기에 추가적인 가치 상승 요인도 남아 있다고 보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삼성디스플레이 지분 매각 가능성과 전고체 배터리 기대감을 추가 상향 요인으로 꼽았다. 전고체 배터리는 액체 전해질 대신 고체 전해질을 쓰는 차세대 배터리로, 안전성과 에너지 밀도를 함께 높일 수 있는 기술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는 기존 39만5천원에서 58만원으로 올렸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미국 에너지저장장치 수주 확대가 실제 실적으로 이어지고, 유럽 배터리 수요 회복이 가시화하느냐에 따라 삼성에스디아이의 주가 재평가 속도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