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실적 기대를 바탕으로 가파르게 올랐던 증권주가 지난 한 주 사이 급격히 식으면서, 직전 상승분의 절반 이상을 되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업종은 주식시장 활황기에는 거래대금 증가와 투자심리 개선의 수혜를 크게 받지만, 시장이 흔들릴 때는 그만큼 낙폭도 커지는 특징을 다시 드러냈다.
17일 한국거래소와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11일부터 15일까지 한 주 동안 코스피 증권업종지수는 8,136.97로 11.86% 내렸다. 직전 주인 4일부터 8일까지 17.6% 급등했던 흐름과 비교하면 상승분의 절반을 훌쩍 넘게 반납한 셈이다. 같은 기간 업종별 하락률로도 가장 컸다. 전기·가스가 10.28% 내렸고 기계장비는 9.51%, 건설은 9.40%, 화학은 7.57% 떨어졌는데, 증권업종의 낙폭이 이들보다 더 컸다. 종목별로는 에스케이증권이 24.4% 하락해 가장 크게 밀렸고, 한화투자증권과 에스케이증권우, 미래에셋증권우도 10% 후반대 하락률을 보였다.
이 같은 움직임은 증권주가 코스피와 반도체 등 시장 주도 업종의 방향을 강하게 따라가는 구조와 맞물려 있다. 증권업종지수는 코스피가 지난 6일 사상 처음 7,000선을 돌파했을 당시 1만70.75까지 오르며 처음으로 1만선을 넘었다. 직전 주 코스피 상승률이 13.63%에 달했던 만큼 증권주에도 강한 매수세가 붙었다. 특히 삼성증권은 외국 투자 플랫폼 아이비케이알과 협력해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주식을 직접 거래할 수 있는 외국인 통합계좌 시범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코스피 상승 국면에서 추가적인 관심을 받았고 주간 27%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분위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코스피가 지난주 장중 8,000선을 처음 돌파한 뒤 곧바로 급락해 7,400선까지 밀리는 등 변동성이 커졌고, 주간 기준으로는 0.06% 하락 마감했다. 시장 전체가 숨 고르기에 들어가자 증권주는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미래에셋증권이 12일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사상 처음 1조원대 순이익을 냈다고 밝히고, 스페이스엑스 같은 투자처 발굴 성과로 사업 경쟁력을 일부 입증했음에도 주가 하락 압력을 피하지 못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증권사의 핵심 수익원이 여전히 주식 거래 중개 수수료에 크게 기대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은 실적 호조보다 증시 방향 자체를 더 먼저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증권주가 단기적으로는 코스피의 방향을 따라갈 가능성이 크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수익구조를 얼마나 넓히느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지영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증권사가 은행과 달리 자산관리 분야에서 특화된 역량을 키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미국 금리 인상기에는 에스앤티(S&T·세일즈 앤드 트레이딩, 금융상품 운용과 거래를 통해 수익을 내는 부문)나 종합금융투자계좌(아이엠에이) 같은 사업이 방어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봤다. 결국 증권주의 최근 급락은 시장 민감도가 여전히 높다는 점을 보여주지만,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증권사들이 브로커리지(주식 위탁매매) 의존도를 줄이고 자산관리와 운용 부문을 키울 수 있느냐에 따라 다른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