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장지수펀드가 대거 상장되기 직전, 자산운용사와 증권사의 과열 마케팅을 제한하면서 상품 출시는 허용하되 투자 유도는 엄격히 관리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27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하루 주가 등락을 2배로 추종하는 단일종목 상장지수펀드 16개가 한꺼번에 시장에 나온다. 상승 방향에 베팅하는 레버리지 상품이 14개, 하락 방향에 투자하는 인버스 2배, 이른바 곱버스 상품이 2개다.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장지수펀드는 특정 종목의 하루 수익률을 확대해 따라가도록 설계된 상품이어서, 일반 주식형 상장지수펀드보다 가격 변동이 훨씬 크고 단기 매매 성격이 강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번 상품을 내놓는 운용사는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KB자산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 하나자산운용 등 8곳이다. 이들 운용사는 당초 상장 전후로 기자간담회와 투자자 설명회, 매수 인증 행사, 경품 제공 같은 판촉 활동을 준비했지만, 금융감독원이 최근 사실상 제동을 걸면서 상당수 계획을 거둬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은 운용사뿐 아니라 판매 창구인 증권사에도 해당 상품 매수를 부추길 수 있는 이벤트를 하지 말라고 전달했고, 설명회 역시 투자 권유보다 상품 구조와 위험 고지에 초점을 맞추도록 제한했다.
당국이 이처럼 보수적으로 대응하는 배경에는 투자자 보호 논리가 깔려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국내 증시를 대표하는 반도체 종목이지만, 이들 상장지수펀드는 개별 종목의 하루 움직임을 두 배로 확대해 반영하는 구조라 방향이 조금만 어긋나도 손실 폭이 커질 수 있다. 특히 레버리지와 곱버스 상품은 장기 보유보다 단기 대응에 적합한 상품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종목이라는 이유만으로 쉽게 접근할 경우 예상보다 큰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금융감독원은 위반 여부를 계속 점검하겠다고 밝히며, 이번 상장을 계기로 과도한 투기성 마케팅이 확산하는 것을 미리 차단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반면 업계에서는 규제 강도가 지나치다는 반발도 적지 않다. 당국이 자본시장 활성화 차원에서 새 상품 출시를 허용해 놓고, 정작 시장에 알리는 기본적인 홍보까지 막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특히 같은 날 8개 운용사가 사실상 유사한 상품을 동시에 내놓는 구조에서는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대형사에 자금이 몰릴 가능성이 큰데, 중소형 운용사들은 차별화된 이벤트조차 하지 못하면 경쟁 여건이 더 불리해질 수 있다고 본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고위험 상장지수펀드 시장에서 상품 혁신과 투자자 보호 사이의 균형을 어디에 둘 것인지, 그리고 당국의 판매 규제가 시장 경쟁 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로 논의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