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이 19일 한전기술의 목표주가를 낮췄다. 중장기 성장 가능성은 여전히 높게 봤지만, 당장 주가를 더 끌어올릴 만한 단기 재료는 불확실해졌다는 판단이 반영된 결과다.
대신증권 허민호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한전기술이 원전 설계 분야에서 드문 경쟁력을 가진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한전기술 주가는 올해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값)이 80배 수준으로 높은 편인데, 이는 세계 원전 시장에서 설계 경험과 실적을 함께 갖춘 업체가 많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글로벌 원전 확대 흐름이 이어지면 수주 증가와 실적 성장이 비교적 뚜렷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크고, 한국형 원전뿐 아니라 다른 나라의 다양한 원전 모델 사업에도 참여 폭을 넓힐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혔다.
다만 높은 기업가치를 유지하려면 시장이 납득할 만한 새 성장 동력이 계속 확인돼야 한다는 게 대신증권의 시각이다. 최근 한미전략투자공사 출범으로 한국이 미국 원전 건설 프로젝트에 지분 투자하거나 설계·조달·시공(EPC), 기자재 공급에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은 넓어졌지만, 정작 첫 투자 사업이 어떤 원전 모델로 정해질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여기서 대형 원전이 선택되느냐, 소형모듈원자로(SMR·공장에서 주요 부품을 제작해 현장에서 조립하는 소형 원전)가 선택되느냐에 따라 한전기술의 실제 역할과 수익 기여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첫 사업이 미국 개발사의 에스엠알로 결정될 경우 한전기술이 어느 정도 비중으로 참여할지는 지금 단계에서 가늠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형 원전인 에이피1000(AP1000)처럼 비교적 익숙한 사업 구조와 달리, 에스엠알 프로젝트는 여러 종합설계 업체가 함께 참여 의사를 보이고 있어 사업마다 역할 배분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향후 실적과 주가를 좌우할 핵심 변수는 한국 정부의 1호 투자 사업이 어떤 노형(원자로 모델)으로 정해지는지, 그리고 한전기술이 대형 원전 사업 참여 기회를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게 보고서의 결론이다.
대신증권은 이런 불확실성을 반영해 한전기술 목표주가를 기존 21만5천원에서 19만5천원으로 내렸지만,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전날 종가는 13만6천700원이었다. 시장에서는 원전 산업의 장기 성장 기대가 살아 있는 만큼, 앞으로는 실제 수주 발표와 사업 구조가 얼마나 구체화되느냐가 주가 흐름을 가르는 기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