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6천400억 원 규모의 ‘스타트업 코리아 펀드’가 조성되면서, 뷰티, 바이오, 반도체, 기후기술, 인공지능 등 다양한 분야의 유망 스타트업에 대한 민간 투자 확대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는 정부와 민간이 함께 협력해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를 부흥시키려는 시도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8월 29일, ‘스타트업 코리아 펀드’ 운용 기관으로 22개 벤처펀드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이 펀드는 세계 시장을 겨냥한 첨단 스타트업, 이른바 ‘딥테크’ 기업 육성을 위해 대기업, 중견·중소기업, 금융권, 정부가 같이 투자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올해만 해도 민간이 2천488억 원을 출자하고, 정부가 출자한 모태펀드가 1천716억 원을 더해 총 6천401억 원의 펀드가 조성될 계획이다.
이번 펀드는 세 가지 분야로 나뉘어 구성된다. 글로벌 경쟁력을 지닌 초격차 기술 분야에 2천625억 원 규모(10개 펀드), 기업 간 협업을 통한 오픈이노베이션 영역에 2천170억 원 규모(9개 펀드), 기존 벤처기업의 투자 지분을 매입하는 세컨더리 펀드에 1천606억 원 규모(3개 펀드)가 투입된다. 특히 오픈이노베이션 분야는 올해 새롭게 신설되어 K-뷰티, 바이오, 반도체, 기후기술, 인공지능 등 다방면의 신성장 산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눈에 띄는 점은 국내 주요 기업들이 벤처투자자 역할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한국콜마와 코스맥스는 각각 200억 원 규모의 펀드를 통해 국내외 K-뷰티 브랜드사 및 뷰티기술 스타트업에 투자하며, 화장품 산업 전반의 생태계를 강화하는 데 힘을 보탤 예정이다. 제약바이오 분야에서도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15개 회원사와 함께 유망한 후속 기업들을 위한 공동 투자를 추진 중이다.
중기부는 민간 자본을 적극 유치하는 동시에 제도적 기반도 함께 다듬어 가겠다는 입장이다.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글로벌 수준의 벤처 생태계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민간 주체들의 참여가 핵심”이라며, “모태펀드를 중심으로 투자 플랫폼을 확대하고, 벤처 관련 제도들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민관 협력 기반의 대규모 펀드 구성은 단기적으로는 스타트업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진출과 민간 중심의 투자 문화 정착에 긍정적인 탄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술 기반 경쟁력이 강조되는 세계 시장에서 한국 스타트업들의 위치를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