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이 불법 자금 이동 통로로 악용된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정부가 ‘국경 간 가상자산’ 흐름을 직접 들여다보는 모니터링 체계를 도입한다. 외환·세제·수사 기관이 정보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관리 수준이 한 단계 강화될 전망이다.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허장 2차관은 21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외환건전성협의회 겸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TF’ 회의를 열고, 개정 외국환거래법에 따른 가상자산 이전 보고 및 정보 공유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개정안은 국경을 넘는 가상자산 이전 거래를 한국은행 외환 전산망에 보고하도록 하고, 관련 데이터를 국세청·관세청·금융감독원·금융정보분석원(FIU) 등과 공유하는 것이 핵심이다.
국경 간 가상자산 ‘보고 의무’ 도입…기관 간 데이터 공유
새 제도는 일종의 ‘크로스보더 가상자산 모니터링 체계’로, 해외로 이동하거나 국내로 유입되는 가상자산 흐름을 제도권 안에서 추적하겠다는 목적을 담고 있다. 기존에는 국내 거래소 중심의 감시 체계가 주를 이뤘다면, 앞으로는 외환 거래 관점까지 결합해 관리 범위를 확장하는 구조다.
다만 당장 외화 송금처럼 금액 한도나 규제를 직접적으로 적용하지는 않는다. 정부는 우선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상 흐름을 파악한 뒤, 불법 자금 이동이나 ‘국부 유출’이 확인될 경우 단계적으로 규제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해당 법안은 이달 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으며, 국무회의 등을 거쳐 연말 시행이 예상된다.
‘김치 프리미엄’ 악용 사례…수조 원대 불법 외환거래 배경
이번 조치는 최근 몇 년간 반복된 가상자산 기반 외환 범죄와 맞닿아 있다. 특히 2022년 이후 국내외 가격 차이를 의미하는 ‘김치 프리미엄’을 활용해 해외에서 비트코인(BTC) 등 가상자산을 매수한 뒤 국내에서 되팔아 차익을 챙기는 방식의 불법 거래가 대거 적발됐다.
당시 금융·수사당국은 무등록 환치기, 무역 거래 위장 송금 등을 통해 수조 원 규모의 자금이 이동한 사례를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가상자산 이동과 외환 흐름이 분리돼 관리되면서 감시의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기존 규제는 ‘국내 중심’…이번엔 외환·세제까지 연결
그간 금융위원회와 FIU는 가상자산사업자(VASP)를 대상으로 ‘여행규칙(Travel Rule)’ 적용과 이상 거래 모니터링 강화를 추진해왔다. 또 2024년 시행된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을 통해 거래소의 불공정 거래 감시 의무도 제도화했다.
하지만 규제 초점은 국내 사업자와 거래에 집중돼 있었다. 이번 외국환거래법 개정은 한국은행 외환 전산망을 중심으로 세무·관세·금융 감독 기관이 데이터를 공유하는 ‘범정부 연계’에 방점을 찍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글로벌 규제 흐름과 맞물린 조치…MSCI 편입도 고려
국제적으로도 자금세탁방지기구(FATF)는 가상자산 규제 기준을 강화하고 있으며, 주요국 역시 암호화폐를 활용한 제재 회피·탈세 등을 차단하기 위한 제도를 확대하고 있다. 이번 정책은 이러한 글로벌 흐름과 함께,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자본시장 투명성을 높이려는 전략과도 연결된다.
향후 관건은 구체적인 시행 기준이다. 어떤 가상자산을 보고 대상에 포함할지, 개인과 법인의 보고 기준과 임계치, 수집 정보의 활용 범위 등은 하위 규정과 감독 지침을 통해 확정될 예정이다.
가상자산 시장이 제도권 안으로 점차 편입되는 흐름 속에서, ‘국경 간 자금 이동’에 대한 감시가 본격화되면 시장 투명성은 높아질 수 있다. 다만 규제 강도가 실제 거래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시행 이후 흐름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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