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5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로 유지할 가능성이 크지만, 회의 안에서는 금리 인상 필요성을 언급하는 소수 의견이 함께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당장 금리를 올리기보다는 물가와 자산시장 흐름을 더 확인하되, 3분기 인상 가능성은 열어두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는 뜻이다.
한국투자증권은 21일 보고서에서 이런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최지욱 연구원은 최근 중동 정세로 호르무즈 해협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고, 이에 따라 국제유가가 높은 수준을 이어가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변동성이 큰 품목을 제외한 근원물가가 아직 2% 초반에 머물고 있어, 한국은행이 이번 회의에서 곧바로 금리 인상으로 움직일 정도는 아니라는 해석이다.
환율 역시 통화정책 판단의 변수로 거론됐다. 원/달러 환율은 경상수지 흑자 확대에도 불구하고 고유가와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 영향으로 1,500원 초반까지 올라섰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를 국내 경제 체력 약화만으로 보기보다 전쟁과 에너지 가격 급등 같은 대외 충격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외화 유동성도 비교적 안정적인 만큼, 한국은행이 환율만을 이유로 강한 매파적 입장, 즉 금리 인상 쪽으로 급히 기울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그 대신 한국은행이 경제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면서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한 경계 신호를 줄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국내총생산 성장률 전망이 2.5~2.6%,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이 2.7% 수준으로 제시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2월 금융통화위원회 당시 제시한 성장률 2.0%, 물가상승률 2.2%보다 높아진 수치다. 1분기 성장률이 예상을 웃돌았고, 정보기술 부문 수출과 설비투자가 양호한 흐름을 보인 점이 배경으로 꼽힌다. 다만 삼성전자 파업 가능성에 따른 반도체 생산 차질 우려, 건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건설투자 회복 지연 가능성은 성장 전망의 상단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관심은 금통위 내부에서 실제로 몇 명이 인상 의견을 내느냐에 쏠린다. 최 연구원은 장용성 금통위원 1명이 인상 소수 의견을 낼 가능성을 기본 시나리오로 봤다. 만약 2명 이상이 인상 의견을 낸다면 시장은 한국은행이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움직일 수 있다고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8월보다 7월에 0.25%포인트 금리 인상이 단행될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유가, 환율, 부동산 가격, 그리고 물가의 기조적 움직임이 어떻게 이어지느냐에 따라 한국은행의 하반기 통화정책 방향을 좌우할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