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암호화폐 시장구조 법안인 클래리티 법안(CLARITY Act) 처리가 늦어지면서 규제기관이 별도 규칙 마련에 나설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마이크 벨시(Mike Belshe) 비트고(BitGo)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인터뷰에서 클래리티 법안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 미국 규제기관이 각자 규칙 제정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고 크립토브리핑(CryptoBriefing)은 전했다. 그는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와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세부 규칙 제정 작업은 남는다고 설명했다.
클래리티 법안은 미국 디지털자산 시장에서 발행, 거래, 수탁, 디지털 상품 감독 체계를 정비하려는 입법안이다. 핵심은 암호화폐와 관련 상품을 어느 영역에서는 증권으로, 어느 영역에서는 상품으로 볼지 나눠 SEC와 CFTC의 관할을 정하는 데 있다.
쟁점은 입법을 통한 단일 기준이 늦어질 경우다. 의회가 법률로 큰 틀을 먼저 정하지 못하면 두 규제기관이 기존 권한 안에서 각각 해석과 집행 기준을 내놓을 수 있다. 이 경우 업계가 기대해 온 통일된 시장구조 규칙과는 다른 형태의 규제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다.
미 정부 발행 자료인 고브인포(GovInfo)에 따르면 H.R. 3633은 2026년 6월 1일 기준 상원 보고 단계에 올라 있다. 법안에는 SEC와 CFTC의 관할 구분을 포함한 디지털자산 시장구조 관련 조항이 담겼다.
법안은 이미 하원 문턱을 넘었지만 법률로 확정되지는 않았다. 케빈 크레이머(Kevin Cramer) 미국 상원의원실은 5월 14일 상원 은행위원회가 클래리티 법안을 통과시켰고, 법안이 상원 본회의 심의로 넘어간다고 밝혔다. 크레이머 의원은 “아직 이 법안을 다듬을 일이 더 남아 있다”고 말했다.
벨시 CEO의 발언은 업계가 기대한 ‘입법을 통한 명확성’과 규제기관별 해석이 병존할 수 있다는 점을 함께 보여준다. 그는 비트고가 여러 해 동안 규제기관과 일해 왔기 때문에 법안이 없어도 운영을 이어갈 수 있다고 했다. 다만 법안 부재의 부담은 소비자와 투자자에게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암호화폐 업계는 클래리티 법안을 시장구조 정비의 핵심 법안으로 봐 왔다. 거래소, 수탁사, 토큰 발행사 입장에서는 어떤 자산이 어느 기관의 감독을 받는지에 따라 등록, 공시, 고객자산 보호, 거래 지원 기준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투자자에게도 이 사안은 미국 제도 변화라는 배경 변수다. 미국은 비트코인(BTC) 현물 ETF, 수탁, 거래소, 토큰화 상품을 둘러싼 글로벌 기준을 사실상 형성하는 시장이다. 법안이 늦어지고 기관별 규칙이 따로 움직이면 미국 사업자뿐 아니라 미국 시장에 접근하는 해외 플랫폼의 준법 비용도 달라질 수 있다.
본지는 앞서 코인베이스 CEO가 상원에 클래리티 법안 처리를 촉구한 흐름을 전했다. 이후 클래리티 법안이 9월 15일 상원 절차 표결을 앞두고 다시 쟁점으로 떠오른 흐름도 보도했다.
마켓워치(MarketWatch)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월 19일 백악관 행사에서 의회에 클래리티 법안 처리를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법안이 상원 절차를 통과할지, SEC와 CFTC가 입법 전 별도 규칙을 먼저 내놓을지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