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아동 투자계좌인 ‘트럼프 계좌’의 성장기간 투자처를 저비용 인덱스형 ETF와 뮤추얼펀드로 제한하는 제안규정을 내놨다. 연간 수수료와 비용이 잔고의 0.1%를 넘는 상품, 레버리지 상품, 업종·섹터 전용 지수와 ESG 지수형 상품은 적격 투자 범위에서 제외된다.
미국 재무부와 국세청(IRS)은 20일 발표문에서 트럼프 계좌의 적격 투자 기준을 담은 제안규정을 공개했다. 해당 규정은 21일 연방관보에 게재됐다.
트럼프 계좌는 2025년 7월 4일 제정된 ‘원 빅 뷰티풀 빌 법(One, Big, Beautiful Bill Act)’에 따라 도입된 아동 대상 개인퇴직계좌(IRA) 성격의 제도다. 성장기간에는 계좌 자금이 적격 투자상품에만 들어갈 수 있도록 별도 규칙을 둔다.
성장기간은 계좌가 처음 열린 때부터 수혜자가 17세가 되는 해의 12월 31일까지다. 이 기간 계좌 자금은 주로 미국 기업으로 구성된 지수를 추종하는 뮤추얼펀드나 ETF에 투자돼야 한다. S&P 500처럼 광범위한 주가지수가 예시로 제시됐다.
연방관보 초안은 투자상품이 연간 수수료와 비용으로 잔고의 0.1%를 넘게 부과하면 적격 투자에서 제외된다고 명시했다. 레버리지를 쓰는 상품도 허용되지 않는다.
지수 요건도 함께 제시됐다. 지수는 공개된 산정 방법론을 가져야 하며, 특정 산업이나 섹터만 담는 지수는 제외된다. 미국 기업 비중이 지수 가중치 기준 90% 이상이면 ‘주로 미국 기업’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보는 기준도 담겼다.
ESG 지수형 상품은 적격 지수에서 빠지는 쪽으로 정리됐다. 환경, 사회, 지배구조 요소에 초점을 둔 지수이거나 그런 성격으로 판매되는 지수는 업종·섹터 특화 지수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계좌의 성장기간 투자 대상으로 보기 어렵다는 취지다.
재무부는 앞서 7월 1일 트럼프 계좌의 기본 투자처로 스테이트스트리트(State Street) SPDR 포트폴리오 S&P 500 ETF(SPYM)를 지정했다. 추가 선택지로는 아이셰어즈(iShares) 코어 S&P 500 ETF(IVV), 뱅가드(Vanguard) 토털 스톡 마켓 ETF(VTI), SPDR 포트폴리오 S&P 1500 컴포지트 스톡 마켓 ETF(SPTM), 아이셰어즈 코어 S&P 토털 미국 주식시장 ETF(ITOT)가 제시됐다.
수혜자가 투자상품을 고르지 않으면 트러스티가 성장기간 동안 기본 적격 투자처에 자동 배치한다. 트러스티는 계좌 내 투자상품의 적격성을 점검해야 하며, 공개 문서를 바탕으로 최소 12개월마다 판단하면 해당 판단에 의존할 수 있다.
부적격 상품이 확인되면 통상 30일 안에 처분해 적격 상품으로 다시 투자해야 한다. 운용사와 수탁사에는 상품 선정뿐 아니라 사후 점검과 교체 절차를 관리해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
제도 규모도 작지 않다. 연방관보 초안은 이번 규정이 8500만 명의 아동과 4400만 가구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봤다. 재무부는 7월 15일 기준 650만 가구 이상이 트럼프 계좌에 가입했고, 이 가운데 150만 명 이상이 1000달러(약 138만원) 파일럿 기여금 대상 아동이라고 밝혔다.
로빈후드(Robinhood·HOOD)는 4월 6일 자사 뉴스룸에서 BNY와 함께 트럼프 계좌의 브로커리지와 초기 트러스티 역할을 맡는다고 밝혔다. 블랙록(BlackRock)은 이번 투자 라인업에서 IVV와 ITOT가 포함되며 관련 운용사로 이름이 올랐다.
이번 규정은 디지털자산이나 코인 ETF 편입 문제가 아니라 세제 계좌의 장기 투자상품 범위를 정하는 사안이다. 공식 문서상 디지털자산, 비트코인(BTC), 코인 ETF와의 직접 연결은 제시되지 않았다.
앞서 본지는 트럼프 계좌의 적격 투자 범위에서 ESG 지수형 펀드가 제외되는 규정안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이번 제안규정은 저비용·분산형 지수투자를 중심에 두고, 성장기간 동안 허용되는 상품의 수수료와 지수 요건을 구체화한 단계다.
재무부와 국세청은 10월 20일까지 서면 또는 전자 의견과 공청회 요청을 받는다. 규정은 원칙적으로 2026년 1월 1일 이후 시작하는 과세연도에 적용되는 방향으로 제시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