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 실무를 맡아 온 가상자산과장 교체에 나선다. 가상자산 2단계 입법의 정부안 제출이 늦어진 가운데 담당 책임자가 바뀌면서 법안 처리 속도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졌다.
금융위는 27일 중소폭 과장급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연합인포맥스는 김성진 가상자산과장이 자산운용과장으로 이동할 전망이며, 후임으로는 서나윤 금융데이터정책과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고 보도했다.
이번 인사는 최치연 자산운용과장의 해외 국제기구 파견과 이동엽 보험과장의 부산시 금융창업정책관 임용 등으로 일부 공석이 생긴 데 따른 조치다. 정기국회와 국정감사를 앞두고 현안 부서의 진용은 크게 흔들지 않는 선에서 인사 폭을 최소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과장은 2024년 7월 가상자산과 신설 때 초대 과장으로 부임했다. 가상자산과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에 맞춰 출범한 금융위 첫 전담 부서로, 시장 관리·감독과 불공정거래 조사·제재, 디지털자산기본법 등 2단계 입법 업무를 맡아 왔다.
금융위 과장 보직은 통상 1∼2년 단위로 바뀐다. 김 과장이 2년 넘게 자리를 지킨 것은 제도권에 막 편입된 가상자산 시장의 새 규율 체계를 마련해야 하는 특수성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디지털자산기본법은 국내 가상자산 제도의 다음 단계로 꼽힌다. 이용자 보호 중심의 1단계 법에서 나아가 스테이블코인, 사업자 규율, 거래소 내부통제, 공시와 시장 질서 등을 포괄하는 법 체계를 마련하는 작업이다.
본지는 앞서 금융당국이 디지털자산기본법의 올가을 국회 제출과 연내 입법을 추진한다고 전했다. 현재 국회에는 디지털자산 관련 의원안들이 계류돼 있으며, 정부안 제출 이후 병합 심사와 쟁점 조율이 본격화되는 구조다.
금융위는 3월 4일 제1차 가상자산위원회에서 디지털자산기본법 정부 검토안의 주요 내용을 논의했다. 당시 논의 대상에는 △거래소 내부통제 기준 △전산·보안 기준 △무과실 손해배상책임 △은행 중심 스테이블코인 발행 △가상자산거래소 소유 분산 기준 필요성 등이 포함됐다.
입법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24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디지털자산기본법 정부안 제출 시기와 관련해 “준비하고 있고 본격적으로 협의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가을에는 입법할 수 있느냐’는 질의에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구체적인 제출 날짜를 못 박지는 않은 셈이다.
담당자 교체를 두고 시장의 평가는 엇갈린다. 가상자산 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위 과장이 한 번 바뀌면 업무 적응까지 통상 한 달이 걸리기 때문에, 사실상 2단계 법안 입법이 더 늦어질 시그널로 보여진다”며 “법안을 기다려 온 신규 사업자로서 불확실성이 더 커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입법 지연으로 곧바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새 과장이 업무를 파악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담당 사무관들이 계속 지원하는 만큼 입법 작업에 큰 차질이 생길 사안은 아니다”며 “후임자도 중요 현안으로 두고 빠르게 업무를 파악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의 관심은 인사 자체보다 정부안 공개 시점에 맞춰져 있다. 정부안이 국회에 제출돼야 기존 의원안들과 병합 심사, 쟁점 조율, 법안소위 논의가 순차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
가상자산 업계에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와 거래소 지분 규제, 사업자 진입 기준이 실제 조문에 어떻게 담길지가 핵심 확인 지점이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유통 규제 틀을 둘러싼 논의도 디지털자산기본법 처리와 맞물려 있다.
금융위는 27일 과장급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후임 가상자산과장이 확정되면 디지털자산기본법 정부안 제출을 앞둔 실무 조율을 이어받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