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가 참여하는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이 한미회계법인을 상대로 강제 조사에 들어갔다. 상장사 자문 업무 과정에서 알게 된 미공개 중요정보가 주식 거래에 이용됐는지를 따지는 사안이다.
금융당국은 26일 합동대응단이 한미회계법인 사무실 등에 조사관을 보내 업무 자료와 내부 문건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자는 한미회계법인 소속 회계사 등 복수의 직원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자문 업무 수행 과정에서 취득한 상장사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부당이득을 얻은 혐의를 받고 있다. 구체적인 종목명, 거래 시점, 부당이득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한미회계법인은 매출 기준 국내 20위권 중견 회계법인이다. 금융당국에 주권상장법인 감사인으로 등록돼 상장사 외부감사와 인수합병(M&A), 기업가치평가, 재무실사 등 기업 자문 업무를 수행해 왔다.
미공개 중요정보는 일반 투자자에게 공개되기 전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기업 정보를 뜻한다. 상장사 인수합병, 공개매수, 실적, 주요 계약, 자금 조달 같은 정보는 공개 전후로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내부통제 대상이 된다.
회계법인은 외부감사뿐 아니라 기업 자문 과정에서 상장사의 민감한 재무·거래 정보를 접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임직원의 정보 접근 권한, 자료 반출, 개인 주식 거래 제한 같은 내부통제가 불공정거래 차단의 핵심 장치로 꼽힌다.
합동대응단은 확보한 자료를 분석해 정보 취득 경로와 법인 내부 유출 여부를 확인할 방침이다. 부당이득 규모와 추가 연루자 존재 여부도 조사 대상이다.
이번 건은 수사·조사 단계의 사안으로, 혐의가 재판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 당국 조사는 미공개 정보가 실제 거래 판단에 사용됐는지, 정보 제공자와 거래 실행자가 분리돼 있었는지 등을 중심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합동대응단은 금융위, 금감원, 거래소가 함께 꾸린 불공정거래 조사 조직이다. 거래소의 시장감시, 금감원의 자료 분석, 금융위의 강제조사 기능을 묶어 주가조작과 미공개정보 이용 같은 사건에 대응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7월 8일 보도자료에서 합동대응단이 출범 1년 동안 중대 불공정거래 10여건을 적발·조치했다고 밝혔다. 앞서 본지는 주가조작 사건 수사를 둘러싼 금융위와 법원의 법리 다툼을 전한 바 있다.
이번 압수수색은 회계·자문 업계의 내부통제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다. 합동대응단은 압수 자료 분석을 거쳐 정보 유출 경로와 거래 관여 범위를 확인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