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사업자 보험 가입 의무가 시행 중인 가운데 코인마켓 거래소 2곳이 8월 14일 기준 보험 미가입 상태로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용자 보호 장치가 법정 의무로 도입된 뒤에도 일부 사업자의 보험 갱신 공백이 발생한 것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는 가디언홀딩스와 코어닥스가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코인마켓 거래소로 적시됐다. 두 업체는 2025년 7월 19일부터 1년 동안 5억원을 보장하는 보험에 가입했으나 기간 만료 이후 재가입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은 가상자산사업자가 해킹, 전산장애 등 사고에 따른 책임을 이행하기 위해 보험이나 공제에 가입하거나 준비금을 적립하도록 규정한다. 이용자 자산 손실이 발생했을 때 사업자가 배상 재원을 갖추도록 한 사후 보호 장치다.
금융위원회는 2024년 7월 공개한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하위규정 문답에서 보험·공제 보상한도와 준비금 적립액 산정 기준을 설명했다. 보험 또는 공제의 보상한도와 준비금, 예치·신탁금 총합은 콜드월렛 보관분을 제외한 이용자 가상자산 경제적 가치의 5% 이상이어야 한다.
최소 기준은 사업자 유형에 따라 30억원 또는 5억원이다. 거래 규모와 보관 자산이 작은 사업자라도 법이 정한 최저 보장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는 뜻이다.
미가입 2곳을 제외한 26개 업체는 자체 준비금을 적립했거나 한화손해보험, KB손해보험,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흥국화재 등에서 5억원 이상 보장 보험에 가입했다. 다만 사업자별 준비금과 보험 보장 금액은 큰 차이를 보였다.
준비금 규모는 두나무와 빗썸이 각각 800억원 상당으로 가장 컸다. 코인원은 300억원, 코빗은 190억원, 하이퍼리즘은 51억원, 월렛원은 5억원 상당을 적립했다.
보험 보장 금액은 한국디지털에셋이 4000만 달러(약 553억원)로 가장 컸다. 가상자산거래소 고팍스를 운영하는 스트리미는 3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상당수 사업자는 최소 보장액인 5억원 수준으로 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업황 부진과 개별 기업 실적 악화로 보험 갱신 과정에서 미가입 기간이 생기는 업체들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인마켓 거래소는 원화 입출금 없이 가상자산 간 거래를 제공하는 사업자다. 원화마켓 거래소보다 이용자 접근성과 거래 규모가 제한되는 경우가 많아 규제 준수 비용이 영업 부담으로 이어지기 쉽다.
다만 법상 의무는 영업 환경과 별개로 적용된다. 보험에 가입하지 않았거나 준비금을 적립하지 않은 사실이 금융당국 검사에서 확인되면 과태료 등 제재 대상이 된다.
가상자산사업자 규제는 국내외에서 등록, 이용자 보호,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중심으로 넓어지는 흐름이다. 국내에서도 거래소의 등록 요건과 플랫폼 사업자를 통한 VASP 규제 집행 범위가 제도 운영의 쟁점으로 다뤄지고 있다.
보험 의무는 사고 이후 배상 가능성을 높이는 장치지만, 사업자 재무 상태와 보험 갱신 능력에 따라 이행 수준이 갈릴 수 있다. 이번 자료는 이용자 보호 규정이 시행된 이후에도 중소 사업자의 준수 공백을 점검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금감원은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업체들에 가입을 독려하고 있다. 향후 서면검사 등을 통해 조치 여부와 수준을 검토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