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미디어의 속도는 하루가 다르게 빨라지고 있다. 소비자의 주목을 받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신생 스타트업들도 기존의 평범한 마케팅 방식으로는 생존조차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밈(Meme) 마케팅’을 핵심 전략으로 내세우는 스타트업들이 부상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실제 수익을 창출하는 사례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미국 스타트업계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멤로드 테크놀로지스(Memelord Technologies)의 창업자 제이슨 레빈은 이 현상을 ‘트렌드재킹(Trend-Jacking)’이라 부른다. 그는 인기 밈을 활용해 브랜드를 트렌딩 이슈에 자연스럽게 끼워 넣는 방식으로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전략을 구사한다. 인기 동영상 플랫폼 틱톡이나 UFC, NBA 등 대형 브랜드들이 앞다퉈 유행 밈에 동참하고 있으며, 이 흐름은 패스트푸드 체인부터 AI 스타트업, 나아가 공공기관에까지 확산되고 있다.
핵심은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다. 레빈에 따르면 대중의 열기가 집중되는 초반 24시간 동안 밈을 활용한 콘텐츠를 내놓아야 효과가 극대화된다. 단순히 재미만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트렌디한 콘텐츠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고객과의 소통을 통해 실질적 전환까지 이끌어내는 것이 목표다. 이미지나 동영상, 페이스스왑 등 다양한 형태로 구성된 밈은 알고리즘이 선호하는 콘텐츠 형식과 맞물려 더욱 빠르게 확산된다.
이러한 전략이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AI 기반 채용 소프트웨어 라스키(Laskie)는 밈을 활용한 마케팅으로 약 43억 원($3,000,000)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Y 콤비네이터 출신 AI 세일즈 스타트업 원업(1up)은 전체 고객의 33%가 밈 콘텐츠에서 유입되었을 정도로 효과를 입증하고 있다. 코드 테스트 전문 스타트업 모멘틱(Momentic) 역시 6자리 수의 B2B SaaS 계약을 체결하는 데 밈 마케팅이 주요 수단이 됐다.
그러나 이 전략이 모든 스타트업에 통용되는 것은 아니다. 제품·서비스 자체의 내실이 부족하다면, 아무리 기발한 밈이라도 관심만 잠깐 끌다 사라질 공산이 크다. 레빈은 제품 중심의 사고가 우선임을 강조하며, 시장성과 잠재력이 입증된 후에야 밈 마케팅을 본격화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결국, 성공적인 밈 마케팅은 단순한 바이럴을 뛰어넘어 브랜드 인지도와 사용자 관계 구축, 그리고 궁극적인 사업 성장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야 한다. 진정성 있는 참여와 창의적 접근이 결합될 때, 밈은 단순한 웃음 코드를 넘어 실질적인 성장 동력으로 작용하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