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벤처 투자 시장이 5월 한 달간 활기를 띠며 눈에 띄는 대형 자금조달이 다수 성사됐다. 이 가운데 코슬라벤처스와 액셀이 가장 활발한 투자 활동을 보이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AI, 바이오테크, 핀테크 등 첨단 산업 전반에 걸쳐 집중적인 투자가 이뤄진 점도 이목을 끌었다.
이번 달 가장 많은 투자를 단행한 곳은 실리콘밸리 기반 벤처펀드 코슬라벤처스(Khosla Ventures)와 액셀(Accel)로, 각각 12건의 펀딩 라운드에 참여했다. 특히 액셀은 인공지능 코딩 스타트업 애니스피어(Anysphere)의 시리즈C 라운드에 무려 9억 달러(약 1조 2,960억 원)를 투자했으며, 음식 배달 플랫폼 원더(Wonder)에 6억 달러(약 8,640억 원), 생성형 AI 기반 업체 퍼플렉시티(Perplexity)에 5억 달러(약 7,200억 원)를 투입했다. 지난 4월에 비해 투자 빈도가 두 배 이상 늘어난 점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코슬라벤처스는 데이터 분석 기업 클릭하우스(ClickHouse)에 3억 5,000만 달러(약 5,040억 원), 수명 연장 바이오 벤처 뉴리미트(NewLimit)에 1억 3,000만 달러(약 1,870억 원), 유전자 기반 의약품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스타일러스메디슨(Stylus Medicine)에 8,500만 달러(약 1,220억 원)를 배팅했다. 지난달도 10건의 투자 건수를 기록하며 애드리슨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에 이어 2위를 차지했던 점을 감안하면, 최근 두 달간 지속적으로 공격적인 초기 투자를 집행하고 있는 셈이다.
총 투자 금액 면에서는 제너럴캐털리스트(General Catalyst)와 스라이브캐피털(Thrive Capital)의 존재감이 뚜렷했다. 제너럴캐털리스트는 AI 기반 문서 작성 도구인 그램머리(Grammarly)의 10억 달러(약 1조 4,400억 원) 규모 자금 조달을 단독으로 이끌었다. 다만 이번 투자는 지분 확보가 아닌 매출 수익의 일정 비율을 수취하는 구조로, 비정형 투자 방식이란 점이 특징이다.
한편 스라이브캐피털은 애니스피어의 9억 달러 투자 라운드를 주도했으며, 뉴럴링크(Neuralink)의 6억 5,000만 달러(약 9,360억 원) 펀딩에도 동참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특히 뉴럴링크 투자는 일론 머스크(Elon Musk)의 브레인-컴퓨터 인터페이스 사업이자 ‘브레인테크’ 분야에서 최대 규모로 평가받고 있어, 기술 업계의 큰 관심을 모았다.
이밖에도 액셀이 5건의 리드 투자로 이 부문 1위를 차지했으며, 세쿼이아캐피털(Sequoia Capital), 인사이트파트너스(Insight Partners), 제너럴캐털리스트가 각기 4건씩 뒤를 이었다. 엑셀러레이터 분야에서는 와이콤비네이터(Y Combinator)가 한 달간 20곳 스타트업에 자금을 지원해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초기 투자 시장이 점차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리스크를 감수하더라도 미래 기술을 선점하려는 벤처캐피털의 전략이 적극화되고 있다. 특히 AI와 바이오, 신약개발, 생산성 툴 등 고성장 산업군을 중심으로 대형 투자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가운데, 하반기에도 이 같은 트렌드는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