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어플렉시티 AI가 자체 AI 기술을 활용한 자동화 브라우저 '코멧(Comet)'을 공개하며 브라우저 시장에 정면 도전장을 던졌다. 크로미움 기반으로 개발된 코멧은 익숙한 사용자 경험을 유지하면서도, AI 기능을 통해 검색 및 쇼핑, 리서치 작업을 자동화해 생산성을 높여주는 점이 핵심이다.
크롬 브라우저 사용자에게 익숙한 인터페이스를 계승한 코멧은 기본 검색 엔진으로 페어플렉시티 AI 검색을 설정하고, 사이드바를 통해 사용자는 AI 비서를 호출해 다양한 작업을 지원받을 수 있다. 온라인 쇼핑의 경우 상품 비교, 배송기간 및 반품 정책 분석까지 자동으로 처리해 사용자 부담을 줄인다는 설명이다. 리서치 기능도 주목할 만하다. 사용자 탭의 내용을 인식해 별도의 복사·붙여넣기 없이도 즉시 질의할 수 있도록 설계돼, 지식 탐색 시간을 현저히 단축시킨다.
페어플렉시티는 코멧에 어떤 언어 모델이 적용됐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경우에 따라 연산량이 적은 경량 모델을 활용해 추론 비용을 최소화하는 방식도 병행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브라우저는 윈도우와 macOS에서만 동작하지만, 향후 모바일 플랫폼 확장을 암시하는 내용을 공식 웹사이트에 게재해 iOS 및 안드로이드 버전의 출시에 기대감이 모이고 있다.
코멧은 이달 초 출시된 프리미엄 서비스 ‘페어플렉시티 맥스(Perplexity Max)’ 구독 상품의 일부로 먼저 제공된다. 월 200달러(약 28만 8,000원) 수준인 이 서비스는 추론형 검색엔진과 데이터 시각화 자동화 기능을 포함하고 있으며, 대기자 명단에 있던 일부 사용자에게 여름 내 순차적으로 코멧이 제공될 예정이다. 그러나 정식 일반 출시 시점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기업 시장 진입도 새로운 확장 방향으로 거론된다. 엔터프라이즈 브라우저는 기본적으로 보안 정책 구현, 사용자 행동 추적, 웹사이트 접근 제어 기능을 제공하므로, 페어플렉시티가 이를 겨냥한 솔루션을 마련할 경우 B2B 시장 공략에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이번 발표는 페어플렉시티가 최근 140억 달러(약 20조 1,600억 원) 기업가치로 자금 조달 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소식과 맞물려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브라우저 시장 진출이 성과를 낼 경우 기업가치가 추가 상승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반면, 코멧 출시는 애플과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진 전략적 제휴 혹은 인수 논의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6월 블룸버그는 애플이 페어플렉시티와의 파트너십 체결 또는 인수 조건을 놓고 내부 검토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하지만 코멧이 사파리와 직접 경쟁하는 구조를 띠고 있어 양사 협력의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