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ORCL)이 독일과 네덜란드의 클라우드 인프라 확장을 위해 총 30억 달러(약 4조 3,200억 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대규모 투자는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는 인공지능(AI)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 중 하나로 풀이된다. 특히 독일에는 20억 달러(약 2조 8,800억 원), 네덜란드에는 10억 달러(약 1조 4,400억 원)가 향후 5년에 걸쳐 순차적으로 투입될 예정이다.
오라클은 이번 투자를 통해 양국 내 공공 및 민간 기업은 물론 지방정부가 클라우드로 작업 환경을 이전하고, 애플리케이션을 현대화하는 동시에 최신 AI 기술을 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회사는 관련 성명을 통해 이번 인프라 확장이 "양국의 AI 역량을 실질적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발표는 마이크로소프트(MSFT), 메타플랫폼스(META), 알파벳(GOOGL), 아마존(AMZN) 등 미국 기술 대기업들이 미국과 유럽 전역에 걸쳐 AI 데이터 센터를 대규모로 구축하고 있는 글로벌 흐름과 맥락을 같이한다. 이들 기업은 최근 수년간 수십조 원 규모의 인프라 투자를 발표하며 AI 성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오라클은 오픈AI, 소프트뱅크와 함께 AI 합작 벤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의 주요 파트너로 참여 중이며, 향후 미국 내 인프라 확장을 위해 수천억 달러 규모의 공동 투자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글로벌 기술 기업 간 AI 인프라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이번 유럽 투자 확대는 오라클의 입지를 공고히 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오라클 주가는 이번 발표 이후 장전 거래에서 약 1% 상승해 올해 초 대비 37% 이상 오르며 사상 최고가에 바짝 근접한 상태다. 앞서 이달 초에는 제프리스가 오라클의 목표 주가를 상향 조정하면서 투자자들의 기대감도 크게 높아진 바 있다.
이번 투자 결정은 단순한 인프라 구축을 넘어 유럽 내 AI 주도권 선점을 위한 포석이다. 클라우드와 AI의 융합이 accelerating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오라클의 공격적인 행보는 글로벌 기술 산업에서 존재감을 강화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