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베이스 산업이 지난 10년간 조용한 혁신기를 거치는 가운데, 아마존웹서비스(AWS)가 그 중심에서 한발 더 나아간 기술을 공개했다. AWS는 새로운 서버리스 기반의 문서형 데이터베이스인 ‘아마존 도큐먼트DB 서버리스(Amazon DocumentDB Serverless)’의 일반 제공을 시작하며, 특히 에이전틱 AI(agentic AI) 시대에 적합한 차세대 인프라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 데이터베이스는 최대 수요를 기준으로 컴퓨팅과 저장 용량을 사전에 설정해야 했다. 이는 시스템 부하가 낮을 때도 과도한 비용을 유발하는 문제가 있었다. 반면 서버리스 아키텍처는 실제 수요에 따라 자원이 자동으로 확장 및 축소되며, 사용한 만큼만 과금하는 구조다. AWS는 지난 몇 년간 다이너모DB(DynamoDB)와 오로라 서버리스(Aurora Serverless)를 통해 이를 실현해왔고, 이번에는 문서형 데이터베이스에도 이 모델을 적용한 것이다.
AWS 데이터베이스 부문 부사장 가나파시 크리슈나무르티(Ganapathy Krishnamoorthy)는 “에이전트 기반 AI는 수요 예측이 어려운 유연한 워크로드를 발생시키기 때문에, 서버리스와 자연스럽게 궁합이 맞는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사용량이 급변할 수 있는 특성상, 서버리스 구조가 이러한 워크로드에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경제적 이점도 크다. AWS는 도큐먼트DB 서버리스가 기존 사전 설정형 데이터베이스 대비 최대 90%까지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는 유휴 상태에서도 비용이 발생하는 기존 모델과 달리, 실시간 수요에 맞춰 자원을 자동 배분함으로써 낭비를 줄였기 때문이다. 다만 정확한 비용 예측이 어려울 수 있는 만큼, AWS는 최소·최대 자원 설정을 통해 비용 가드레일을 설정할 수 있도록 했다.
아마존 도큐먼트DB는 몽고DB(MongoDB)와 호환되는 관리형 문서형 데이터베이스로, JSON 기반의 유연한 데이터 구조를 지원한다. 게임 사용자 프로필, 전자상거래 상품 카탈로그, 콘텐츠 관리 시스템 등 다양한 활용 사례에 적합하다. 또한 기존 몽고DB 사용자를 위한 자연스러운 이전 경로도 제공한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에이전트형 AI 워크로드에 대한 대응이다. 정형화된 웹 애플리케이션은 예측 가능한 트래픽을 가지고 있지만, AI 에이전트는 비정형적이고 동시다발적인 데이터 호출을 트리거해 예측이 거의 불가능하다. 도큐먼트DB 서버리스는 이러한 특성을 고려해 자동 확장 기능을 통해 시스템의 복잡성과 운용 부담을 줄이고, 데이터베이스 관리자가 자원 용량을 신경 쓰지 않도록 설계되었다.
AWS는 도큐먼트DB 서버리스가 모델 컨텍스트 프로토콜(MCP)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MCP는 다양한 AI 도구 간 데이터 상호운용성을 강화하기 위한 표준 프로토콜로, JSON API 기반이라는 점에서 도큐먼트DB와의 자연스러운 통합이 가능하다. 개발자에게 익숙한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더 빠른 개발과 도입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기업 관점에서 볼 때, 서버리스의 진정한 경쟁력은 비용 절감 그 이상에 있다. 서버리스는 용량 계획(capacity planning) 자체를 제거함으로써, 운영 효율성과 민첩성을 크게 향상시킨다. AI 관련 프로젝트가 확장될수록 복잡한 자원 조정을 자동화함으로써 팀은 핵심 비즈니스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된다.
결국 기업이 에이전틱 AI를 본격 도입하기 시작하면, 변동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데이터 수요에 따라 자동 확장되는 서버리스 데이터베이스는 경쟁력의 중심이 된다. 초기 AI 도입 기업들에게는 혁신의 기반이 되고, 후발 주자들에게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 인프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