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행정안전부가 추진하는 ‘국가정보통신망 백본 전송망 구축·운영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국내 공공 정보통신 인프라 개편 사업에서 주도적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
이번 사업은 정부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가 구축하고 운영해오던 개별 통신망을 하나의 기간망(백본망)으로 전환하는 내용이다. 안정적인 데이터 송수신은 물론, 긴급 상황에도 중단 없이 작동할 수 있는 통신망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사업은 두 개의 망(1망과 2망)으로 나뉘며, 양 망을 따로 운영해 위험을 분산시키는 '이원화' 방식을 채택했다.
조달청의 나라장터 공개 자료에 따르면, KT는 이번 사업의 입찰 평가에서 종합 평점 99.9831점을 기록해 1위를 차지했다. SK브로드밴드는 96.9831점으로 2위, LG유플러스는 94점을 받아 각각 그 뒤를 이었다. 총사업비는 약 830억 원이며, 계약 기간은 2026년부터 2031년 6월 30일까지 5년이다.
이번 입찰에서 KT는 1망과 2망 모두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공공 통신망의 리스크 최소화를 위한 ‘이원화 원칙’에 따라 두 망을 한 사업자가 동시에 맡을 수 없다. 이에 따라 KT는 1망을, 2망은 차순위 사업자인 SK브로드밴드가 운영할 가능성이 높다. 이 방식은 두 망이 동시에 장애를 겪는 것을 방지하고, 만일의 사태에도 백본망 기능이 유지되도록 하는 설계다.
이전 1차 사업에서는 SK브로드밴드가 1망, LG유플러스가 2망을 담당했으며, 이번은 2차 사업 성격을 갖는다. 즉, 국가 전체 행정망에서의 디지털 전환이 전면적으로 확장되는 과정의 일환이다. 이와 같은 정부 주도의 망 통합 사업은 그동안 분산됐던 행정 정보 흐름을 효율화하고, 보안성을 강화함과 동시에 통신비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현재 국가 정보통신망은 민감한 정보를 다루는 만큼, 안전성과 생존 가능성이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이번 사업을 통해 구축되는 백본망이 향후 감염병 대응, 재해 재난 정보 공유 등 분야에서 실시간 데이터 통신의 중심축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흐름은 장기적으로 국내 공공 ICT(정보통신기술) 생태계 전반에 구조적인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