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을 앞둔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를 두고 시장 기대와 보수적 평가 사이의 간극이 다시 부각됐다. 미국 뉴욕대학교의 애스워스 다모다란 교수는 스페이스X 가치가 회사 측이 제시한 수준보다 낮은 1조3천억달러, 우리 돈 약 2천10조원 정도라는 판단을 내놨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다모다란 교수는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 팟캐스트에 출연해 이런 분석을 밝혔다. 스페이스X는 오는 12일 기업공개, 즉 일반 투자자에게 주식을 처음 공개하는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회사는 앞서 당국에 제출한 서류에서 기업가치를 1조7천700억달러로 예상했는데, 다모다란 교수의 평가는 이보다 상당히 낮다. 시장에서는 상장 직전 기업이 성장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몸값을 높게 제시하는 일이 적지 않은데, 이번에도 그 기대치가 핵심 쟁점이 된 셈이다.
평가 차이가 가장 크게 벌어진 지점은 인공지능 사업이다. 스페이스X는 사업 부문을 상업용 로켓 발사, 스타링크 인터넷 서비스, 인공지능 사업 등 3개로 나누고 있다. 이 가운데 회사는 연초 인수한 xAI의 성장 여력을 매우 크게 반영했다. 그록 챗봇을 운영하는 xAI가 확보한 총잠재시장, 즉 앞으로 공략할 수 있다고 보는 전체 시장 규모가 26조5천억달러에 이르며, 이는 회사 전체 총잠재시장 28조5천억달러의 93%를 차지한다고 본 것이다. 다모다란 교수는 이런 추산이 현실적 범위를 넘어섰고 지나치게 공격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세 사업 부문을 각각 따로 평가하는 방식으로 기업가치를 계산했다고 설명했다. 각 부문이 상대하는 시장의 크기, 실제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시장점유율, 그리고 목표 영업이익률을 반영해 가치를 쌓아 올리는 식이다. 특히 그는 xAI가 세 부문 가운데 수익성을 확보하기 가장 어려운 사업이라고 봤다. 인공지능 산업은 성장 기대가 큰 대신 경쟁이 매우 치열하고, 막대한 투자비를 얼마나 빨리 이익으로 연결하느냐가 핵심 변수라는 점에서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읽힌다.
다만 다모다란 교수는 가치평가가 낮다고 해서 상장 후 주가가 반드시 약세를 보일 것으로 보지는 않았다. 그는 스페이스X가 시장에서 가장 거래가 활발한 종목 가운데 하나가 될 가능성이 크고, 투자자들이 기업의 내재가치뿐 아니라 분위기와 모멘텀에 따라 사고팔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대형 기술주나 인공지능 관련 종목에서 반복해서 나타난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결국 상장 초기 스페이스X 주가는 전통적인 재무 평가와 성장 기대, 투자심리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있으며, 이 같은 흐름은 향후 대형 기술기업 기업공개 시장 전반의 가격 판단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