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타트업 시장에서 지난주 1억달러 이상 대형 투자 라운드가 잇따라 발표됐다. 짧은 휴일 주간이었지만 에너지와 인공지능(AI) 분야를 중심으로 대형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며 투자 흐름의 온도를 다시 보여줬다.
크런치베이스 집계에 따르면 6월 27일부터 7월 2일까지 미국 기업들이 발표한 주요 투자 가운데 최대 규모는 휴스턴 기반 에너지 인프라 스타트업 줄런트의 17억5000만달러였다. 원화로는 약 2조6908억원 규모다. 이번 자금 조달은 내셔널그리드 산하 내셔널그리드벤처스가 참여한 전략적 투자다. 줄런트는 AI와 같은 고성능 연산 산업의 전력 수요 증가에 맞춘 에너지 인프라를 공급하는 기업이다.
1위는 에너지, 2위는 오픈소스 AI 인프라
2위는 샌프란시스코 기반 투게더 AI로, 8억달러 규모 시리즈 C 투자를 유치했다. 원화로는 약 1조230억원이다. 이 회사는 기업들이 오픈소스 AI 모델을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인프라 계층을 개발하고 있다. 이번 라운드는 아람코벤처스가 주도했으며, 투자 후 기업가치는 83억달러로 평가됐다. 이는 약 12조7611억원 수준이다.
3위는 뉴욕 기반 컴플라이언스 솔루션 기업 립엑스퍼트로, 1억8000만달러 성장 자금을 확보했다. 원화 기준 약 2768억원이다. 리버우드캐피털이 투자를 이끌었다. 이 회사는 기업 내 커뮤니케이션 기록을 추적하고 규제 준수 필요에 대응하는 도구를 제공한다.
AI 소프트웨어·바이오·스포츠까지 투자 확산
4위는 캘리포니아 레드우드시티의 8090 솔루션스로 1억3500만달러를 유치했다. 약 2076억원 규모다. 세일즈포스($CRM)가 라운드를 주도했다. 2024년 설립된 이 회사는 사람의 감독 아래 여러 AI 에이전트를 활용해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구축하는 플랫폼을 개발한다.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는 차마스 팔리하피티야(Chamath Palihapitiya)다.
5위는 보스턴 기반 바이오테크 기업 비라인 메디슨스로, 1억2600만달러 시리즈 A 연장 투자를 받았다. 원화로는 약 1937억원이다. 베인캐피털, CPP인베스트먼트,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이 참여했다. 이 회사는 자가면역 및 염증성 질환을 겨냥한 정밀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앞서 공개된 3억달러 시리즈 A에 이은 추가 조달이라는 점도 눈에 띈다.
공동 6위는 두 곳이다. 프리미어 라크로스 리그는 1억달러 시리즈 E 투자를 유치했다. 약 1538억원 규모다. 아레스매니지먼트와 조 차이(Joe Tsai)가 라운드를 이끌었다. 회사 측은 이번 자금 조달이 프로 라크로스 역사상 최대 규모라고 밝혔다.
또 다른 공동 6위는 영상 기반 AI 스타트업 트웰브 랩스로, 1억달러 시리즈 B를 확보했다. 역시 약 1538억원 규모다. 뉴엔터프라이즈어소시에이츠와 네이버벤처스가 공동 주도했다. 영상 아카이브를 학습한 AI 시스템 개발이 핵심 사업이다.
1억달러 문턱 아래서도 AI 존재감 뚜렷
8위는 홈빌딩용 AI 도구 기업 하이아크로, 9500만달러 시리즈 C 투자를 받았다. 원화로는 약 1461억원이다. 인사이트파트너스가 투자했다. 이 회사는 주택 설계와 건설 워크플로 관리에 AI를 접목한 솔루션을 제공한다.
9위는 플레어 테라퓨틱스로, 8500만달러 시리즈 C를 유치했다. 약 1307억원 규모다. 서드록벤처스와 넥스테크인베스트가 라운드를 이끌었다. 이 회사는 전사인자 조절을 기반으로 암과 기타 질환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10위는 AI 프라이버시 플랫폼 베니스다. 6500만달러 시리즈 A를 조달했으며 원화 기준 약 999억원이다. 드래곤플라이가 주도했고, 기업가치는 10억달러로 평가됐다. 약 1조5376억원 수준이다. 베니스는 감시 없는 비공개 방식으로 다양한 AI 모델에 접근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세우고 있다.
시장 해석, 전력과 AI 인프라에 돈 몰렸다
이번 주간 집계에서 가장 두드러진 흐름은 ‘AI’와 이를 뒷받침하는 ‘에너지 인프라’에 자금이 집중됐다는 점이다. 상위권 투자만 봐도 줄런트, 투게더 AI, 8090 솔루션스, 트웰브 랩스, 하이아크, 베니스 등 다수 기업이 AI 관련 사업을 전면에 내세웠다.
특히 AI 확산이 단순 소프트웨어를 넘어 전력, 데이터 처리, 규제 준수, 프라이버시 같은 주변 산업까지 투자 수요를 키우고 있다는 점이 확인된다. 휴일이 낀 짧은 주간에도 이런 대형 투자 발표가 이어졌다는 사실은 미국 벤처 투자 시장에서 ‘선별적 집중’이 여전히 강하게 작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집계는 크런치베이스 데이터베이스에 공개된 미국 기업 투자 라운드를 기준으로, 6월 27일부터 7월 2일까지 발표된 건을 추적한 결과다. 다만 일부 라운드는 주 후반에 늦게 보고될 수 있어 소폭의 시차가 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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