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개발자를 위한 AI 콘텐츠 제작 도구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레이어(Layer)가 최근 650만 달러(약 93억 6,000만 원)의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는 킹(King) 공동 창업자인 리카르도 자코니와 모바일 게임 업계 베테랑 아킨 바바이짓이 이끄는 아르카디아 게임스 벤처스가 주도했으며, 기존 투자사인 e2.vc도 참여했다.
레이어는 게임 개발 분야에 특화된 AI 플랫폼으로, 모바일 게임 스튜디오가 2D·3D 이미지와 영상 자산을 효율적으로 제작, 관리하고, 콘텐츠 생산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이도록 돕는다. 현재 전 세계 200개 이상의 스튜디오, 사이플레이, 징가, 머신존 등 선도적 모바일 게임사들이 이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으며, 향후 콘솔과 PC 게임 시장으로까지 진출할 계획이다.
레이어의 최고경영자(CEO) 볼칸 구렐은 “모바일 게임 콘텐츠 제작에서는 이미 선두주자 자리를 확보했고, 이제 콘솔과 PC 시장에서도 강력한 경쟁력을 발휘할 것”이라며 “단일 모델에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AI 모델을 통합해 콘텐츠 제작을 지원하는 방식이 우리의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AI가 핵심이지만, 인간 창작자의 예술성과 통제력을 중심에 두는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는 점도 덧붙였다.
레이어의 차별점은 AI 모델 독립성을 바탕으로 개별 개발사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기술을 조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단순히 AI가 콘텐츠를 대량 생성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아티스트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세부 사항을 수정하거나 이미지에서 3D 오브젝트를 만드는 등 수작업 단계의 효율화까지 가능하다. 게임사들이 다양한 AI 모델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멀티모달 AI 파이프라인*을 갖춘 셈이다.
레이어의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은 투자자들로부터도 주목받고 있다. 킹의 공동 창업자 자코니는 “AI를 게임 제작 파이프라인에 손쉽게 통합하는 데 있어 레이어만한 솔루션은 없다”며 기술력과 팀 구성의 우수성을 높이 평가했다. 트리플닷 공동 창업자이자 투자자인 아킨 바바이짓도 “레이어는 게임 산업에서 새로운 기준을 세울 것”이라며 신뢰를 보냈다.
회사 설립에는 유니티 출신과 MIT 공대 출신 개발자들이 중심이 됐다. 구렐 CEO는 코인베이스와 에어웨어 등에서 AI 기반 시스템 개발을 이끌었고, 개인화와 추천 엔진을 전자상거래에 적용한 경험도 갖고 있다.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수익책임자(CRO)인 부르쿠 하크구더는 유니티에서 사업개발과 시장전략을 담당하며 상장 기반을 닦은 경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스튜디오들과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레이어의 사업을 견인하고 있다.
앞으로 레이어는 16명의 소규모 인력으로 구성된 현재 팀을 확대하고, 모바일 스튜디오뿐 아니라 다양한 게임 장르와 플랫폼을 포괄할 수 있는 기능을 확장할 계획이다. AI가 콘텐츠 제작의 전 과정을 지원하는 속에서, 레이어는 AI 혁신과 창작자의 협업을 조화시키는 실용적인 도구를 추구한다.
구렐은 “AI는 파괴적 기술이 아니라 창작자와 협력하는 기능적 기술”이라고 강조하며, “레이어는 게임사가 이 정교한 도구를 가장 창의적이고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덧붙였다. AI의 발전 속도가 반도체 개발의 무어의 법칙을 따를 것이라는 그의 전망처럼, 레이어는 게임 산업의 차세대 콘텐츠 생산 혁신을 이끄는 중심축이 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