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OpenAI)가 최근 메타($META)의 인수로 주목받고 있는 데이터 라벨링 스타트업 스케일AI와의 계약을 단계적으로 철회하고 있다. 이 같은 결정은 메타가 스케일AI 지분 49%를 148억 달러(약 20조 5,720억 원)에 인수한 직후 전해졌으며, AI 시장 내 주도권 경쟁이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오픈AI는 최근 1년간 스케일AI에 대한 의존도를 점진적으로 줄여왔으며, 최근 메타와의 대형 거래 이후 계약 철회 수순을 공식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AI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당사의 AI 모델 고도화를 위해 보다 전문화된 데이터를 요구하게 됐다”며, 스케일의 데이터는 오픈AI 총 데이터 수요의 일부였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수는 메타의 두 번째로 큰 M&A 사례로, 스케일AI 창업자이자 CEO인 알렉산더 왕(Alexandr Wang)이 메타의 AI 연구 조직에 합류하는 것도 포함돼 있다. 이로 인해 기술 산업 전반에서는 경쟁 업체들이 스케일AI를 통한 데이터 유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구글($GOOGL) 또한 메타와의 거래가 타사 AI 개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로 스케일AI와의 기존 계약을 정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케일AI는 2016년 설립 후 앤트로픽, 코히어, 어댑트 등 쟁쟁한 AI 기업들에 라벨링 데이터를 공급해온 이력으로 시장 존재감을 키웠다. 피치북(PitchBook)에 따르면, 이 스타트업은 2019년 시리즈 C 라운드에서 1억 달러(약 1,390억 원)를 유치한 바 있다.
한편, 스케일AI의 임시 CEO 제이슨 드로지(Jason Droege)는 블로그를 통해 “당사는 독립적인 기업”이라며, “고객 데이터 보호에 대한 방침은 변함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주요 기술 기업들이 등 돌리는 상황에서 스케일AI의 중장기적 비즈니스에는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픈AI는 현재 머코어(Mercor)와 같은 신생 데이터 공급업체로 파트너 범위를 확대하며, AI 서비스의 지속적 개선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AI가 국가, 산업을 떠나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른 가운데, 데이터 수급 방향을 둘러싼 거대 IT 기업들의 움직임은 한동안 업계의 핵심 관심사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