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렛팩커드 엔터프라이즈(HPE)가 AI 개발의 복잡성을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을 공개하며 기업 고객에게 ‘AI 공장’이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HPE는 24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디스커버 2025’ 행사에서 다양한 AI 인프라 제품군을 발표하며, AI를 단순한 애플리케이션이 아닌 구축 및 운영이 반복 가능한 산업적 체계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발표된 ‘프라이빗 클라우드 AI’는 엔드투엔드 방식의 턴키 솔루션으로, 엔비디아( NVDA )의 최신 블랙웰(BW) GPU인 RTX Pro 6000과 함께 제공된다. HPE ProLiant Gen12 서버 기반인 이 솔루션은 통합 제어 플랫폼과 멀티테넌시, 고보안 공백망 옵션 그리고 글로벌 데이터센터 업체 이퀴닉스(Equinix)를 통한 사전 체험 프로그램 등을 포함해 AI 개발의 복잡성을 대폭 줄인다는 점이 강점이다.
셰리 윌리엄스 HPE 프라이빗 클라우드 총괄 수석부사장은 “기업 고객이 제너레이티브 AI가 요구하는 GPU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걸 깨닫고 있다”며 “프라이빗 클라우드 AI는 거버넌스, 관측성, 오케스트레이션까지 통합 제공해 미래 GPU 세대에 대한 투자 보호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HPE는 특히 이 시스템이 세대 간 GPU를 유기적으로 통합할 수 있는 연합형 아키텍처를 갖췄다며, 특정 벤더의 업그레이드 주기에 갇히지 않고 GPU 리소스를 효율적으로 확장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강조했다.
HPE는 이외에도 초대형 모델 개발자, 서비스사업자, 그리고 디지털 주권을 강조하는 정부기관을 위한 ‘조립식 AI 공장’도 공개했다. 컴퓨팅, 저장, 네트워크를 하드웨어와 분리해 소프트웨어로 제어하는 *컴포저블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하며, 엔비디아의 공식 설계를 따르는 맞춤형 구성이 가능하다. 특히 블랙웰 울트라 GPU, AI 특화 이더넷 ‘스펙트럼-X’, 블루필드-3 DPU, 직접 칩 냉각 기술 등 최신 기술이 집약됐다.
트리시 댐크로거 HPE HPC·AI 총괄 수석부사장은 “국가 연구소나 정부는 단지 경쟁력 차원이 아니라 주권 차원에서 AI 인프라를 갖추고자 한다”며 “이러한 규제 및 컴플라이언스 요건을 만족시키는 풀스택 공장을 단기간에 구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운영 자동화를 위한 ‘그린레이크 인텔리전스’도 주요 발표 중 하나다. HPE는 이를 차세대 에이전틱 AI 프레임워크로 정의하며, 도메인 특화형 AI 에이전트들이 인프라 이상 탐지부터 문제 해결까지 자동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바르마 쿠나파라주 HPE 클라우드 플랫폼 총괄은 “지금은 AIOps의 3세대로 접어들고 있다”며 “경고 필터링과 자연어 보조 기능을 지나, 이제는 직접 계획하고 조율하는 에이전트의 시대”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AI 중심 운영은 네트워크 관제까지 확대되고 있다. HPE는 아루바 네트워킹 제품군에 새로운 에이전틱 메시 기술을 적용해, 보안 문제와 네트워크 장애의 원인을 빠르게 분석하고 자동으로 복구하는 기능을 강화했다. 여기에 통합된 차세대 스토리지 제품인 ‘알레트라 스토리지 MP X10000’은 벡터 데이터 인덱싱, 실시간 메타데이터 추론, AI 에이전트 제어 통합 기능까지 제공하며, 연속적인 학습과 추론이 필요한 AI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한다.
HPE는 또 AI 도입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방안으로 ‘AI 언리시 프로그램’을 확대했다. 여기에 26개 신규 파트너사와 75개 이상의 검증된 유즈케이스를 포함해, 고객이 빠르게 AI 시스템을 배치하고 성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실제로 액센츄어와 협업을 통해 계약 분석, 지출 관리 등 내부 운영도 AI 공장 구조로 자동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크 워터스 HPE 서비스 총괄은 “AI 도입은 예산 주기나 기술 부채에 가로막혀 있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 발표는 고객이 계획부터 배포, 운영까지 전 단계를 유연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포괄적 구조를 제시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클라우드피직스 플러스(CloudPhysics Plus) 플랫폼이 업그레이드됐다. 가상머신, 쿠버네티스, 베어메탈 및 퍼블릭 클라우드 전반의 하이브리드·멀티클라우드 환경을 평가할 수 있게 돼, 채널 파트너들이 무상 진단 서비스를 제공하고 고객의 AI 전략을 체계적으로 수립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