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가 2027년부터 신입생 전원을 대상으로 인공지능(AI) 교육 이수 인증제를 의무화하기로 하면서, 국내 고등 연구기관의 AI 활용 수준이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UST는 9월 1일 이 같은 계획을 공식 발표하며, 앞으로 국가 차원의 AI 역량 강화를 교육체계에 반영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는 단순한 AI 기초 교육을 넘어, 각 전공 분야에 특화된 AI 응용 능력을 갖춘 인재를 체계적으로 육성하겠다는 의미다. 과학기술 기반의 국가연구소대학이라는 특수성을 바탕으로, AI를 실제 연구 현장에 접목할 수 있는 전문가를 본격 양성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구체적으로는 매년 '소버린 AI 전문가'(AI 자체 개발 및 운용 가능한 인재)와 'AI 융합 전문가'(기존 연구에 AI를 접목할 수 있는 인재)를 각각 50명씩 양성할 계획이다. 특히 이 프로그램은 단순 실습 형태가 아니라, 인증 기준을 충족한 수준의 AI 활용 역량을 갖춘 경우에만 인증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모든 학생이 일정 수준 이상의 AI 이해도와 응용력을 지니도록 하겠다는 의도로, 학술성과 실무 수행능력을 동시에 강화하는 방향이다.
UST는 이를 위해 전공 내 AI 융합 교과목을 새로 개설하고, 공통필수 교과목도 도입할 예정이다. 또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등 AI 관련 역량이 높은 국가 출연 연구기관들과 협력해 교원 대상의 연구모임도 구성하고 있다. AI의 기초부터 고급 활용까지 전방위 교육체계 확보에 나선 셈이다.
UST는 이미 2022년부터 AI 전공 학생을 대상으로 제한적 인증제를 시범 운영 중이다. 지금까지 12명의 학생이 인증을 받았으며, 올해 1학기에는 사상 최다인 8명이 대상에 포함됐다. 인증 학생 중에는 AI 딥러닝 기반 레이더 영상 복원 기술을 개발한 통합과정생, 합성가스를 올레핀으로 전환하는 공정조건을 AI로 예측한 박사과정생 등이 포함돼, 실제 적용 사례도 다양화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국가 차원의 AI 주권 확보와 고급 AI 연구 인력 양성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일환으로 보인다. 앞으로 학문 간 융합이 중요한 연구환경에서, AI를 핵심 도구로 활용할 수 있는 연구자에 대한 수요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UST의 정책은 이러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모범 사례가 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