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과의 인공지능(AI) 산업 협력 양해각서(MOU) 체결을 계기로, 블랙록의 대규모 AI 데이터센터를 유치하기 위한 적극적 행보에 나섰다. 최근 정부가 AI 정책을 국가 핵심 전략으로 격상시키며 산업 전반에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는 가운데, 에너지 인프라 확보 여부가 주요 고려 요소로 떠오르면서 전남의 재생에너지 자원이 주목받고 있다.
전라남도는 9월 25일, 이재명 대통령이 블랙록과 체결한 산업 협약을 기반으로, 자치단체 차원에서도 블랙록의 아시아·태평양 AI 허브 구상에 발맞춘 협력을 모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를 위해 정부가 꾸릴 관련 태스크포스(TF)에 전남도가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공식 건의하고 있으며, 블랙록 본사 측에는 전남 내 입지 후보지의 강점을 적극 소개하는 홍보를 진행하고 있다.
블랙록은 최근 한국을 중심으로 한 AI 산업 대전환 비전을 밝히며,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하이퍼스케일(초대형)’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는 인공지능 모델 학습과 운영에 필요한 막대한 전력과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인프라로, 에너지 비용과 공급 안정성이 핵심 경쟁 요소다. 이에 따라, 재생에너지 자원이 풍부한 지역이 유력 후보지로 떠오르고 있다.
전라남도는 이 같은 흐름 속에서 해남군에 위치한 '솔라시도'(Solaseado)를 제안하고 있다. 솔라시도는 광활한 대지와 안정적인 용수, 무엇보다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충분히 공급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춘 복합 개발지로, 이미 2024년부터 지역 내 AI 데이터센터 클러스터 조성을 준비해왔다. 이러한 준비는 최근 정부가 표방한 ‘AI 3대 강국 도약’ 전략과도 방향을 같이 하고 있다.
김영록 전라남도지사는 "이번 협력은 단순한 지역 유치가 아니라 전남의 미래 산업과 에너지 생태계까지 통합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 기회"라며 "블랙록의 아태 AI 전략을 전남에서 실현해, 자립형 스마트 에너지 도시 모델을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정부의 디지털·에너지 전환 정책과 맞물려 지자체 간 유치 경쟁을 촉발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특히, AI 산업의 급성장과 탄소중립 시대의 전력 수요를 고려할 때, 재생에너지 기반 지역의 중요성이 이전보다 훨씬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