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운영이 인공지능(AI) 에이전트를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면서, 기존의 업무 방식과 조직 모델이 근본적으로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2025년 드림포스(Dreamforce) 행사에서 KPMG의 토드 로어(Todd Lohr) 미국 어드바이저리 마켓 운영 책임자는 "이제는 단순한 자동화가 아닌 조직 전체의 '오케스트레이션'이 핵심"이라며, AI가 엔터프라이즈 전 영역의 가치 사슬 전환을 주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KPMG는 이러한 변화를 설명하기 위해 TACO 프레임워크를 도입했다. TACO는 테스크(Task), 자동화(Automation), 협업(Collaboration), 오케스트레이터 에이전트(Orchestrator agents)의 약자로, 단순 반복 업무에서 벗어나 AI 에이전트를 중심으로 조직 역량과 비즈니스 모델을 재구성한다는 개념이다. 로어는 "많은 기업이 여전히 비용 절감과 단순 자동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나, 실질적 전환은 전체 운영 모델의 재설계에서 출발해야 한다"며 급격한 기술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전략적 사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C레벨 경영진은 변화 속도에 따라 신속한 판단을 요구받고 있다. 로어는 "과거 수년간 프레젠테이션 문서에서 돌아가던 전략들이 이제는 며칠 만에 무의미해진다"며, 지금은 몇 년 치 전략을 단 몇 주 안에 다시 짜야 하는 시기라고 경고했다. 고객관계관리(CRM) 플랫폼의 대표 주자인 세일즈포스(Salesforce)가 단순 CRM을 넘어 프런트-미들-백오피스를 통합하는 '통합 업무 플랫폼'으로 진화한 것도 이같은 맥락의 일환이다.
세일즈포스를 중심으로 슬랙(Slack), 뮬소프트(MuleSoft), 그리고 최근 인수된 인포매티카(Informatica) 등 세일즈포스 생태계 확장은 AI 기반 오케스트레이션의 단초를 제공하고 있다. 로어는 "인포매티카와의 결합으로 이제 기업들은 데이터 거버넌스와 품질을 정비해 AI 에이전트 구축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단순히 데이터 통합을 넘어 AI 에이전트의 정확한 작동과 결정의 신뢰성을 확보하는 데 필요한 핵심 조건이다.
결국 AI는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기업의 정체성과 사업 구조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엔터프라이즈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KPMG의 TACO 프레임워크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기업들이 변화를 체계적으로 수용하고, 실제로 비즈니스 전환을 실행에 옮길 수 있도록 돕는 전략적 기반이다. 로어는 "이제 중요한 것은 '무엇을 자동화할 것인가'가 아니라, 'AI 에이전트가 어떻게 사고하고 조직을 움직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