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웹서비스(AWS)가 프런티어 AI 모델의 추론 능력과 자율 에이전트 기술을 대대적으로 확장하며 생성형 AI 주도권 확보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번 조치는 '왜 안 되겠어?(Why not?)'라는 문구를 내세운 연례 개발자 행사 're:Invent 2025'에서 공개됐으며, AI 서비스를 넘어 토탈 플랫폼 전략으로 전환하고 있는 AWS의 혁신 궤적을 보여준다.

하이라이트는 '노바 포지(Nova Forge)'라는 새로운 툴이다. 이는 기업이 영지식(Nova)의 프런티어 모델에 자체 데이터를 접목해 커스터마이징된 대형 AI 모델을 제작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다. AWS 최고경영자(CEO) 맷 가먼은 이번 기능 출시 배경에 대해 “대다수 고객이 자사 데이터를 이해하는 모델을 원한다”고 설명했다. 단순 검색을 넘어, 추론과 통합적 이해 능력을 갖춘 모델의 개발이 프런티어 AI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으며, 노바 포지는 이 문제를 정면 돌파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레딧(Reddit)의 적용이 있다. 레딧은 노바 포지를 사용해 자체 커뮤니티 데이터를 모델 학습에 통합했고, 그 결과 허위 분류를 줄이고 수백만 개 커뮤니티에서의 맥락 판단 능력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 기업 도메인에 특화된 고성능 프런티어 모델 개발이 AI의 실제 비즈니스 가치 실현으로 이어지고 있는 전형적 사례다.

AWS는 노바 플랫폼의 진화를 위해 '라이트(Lite)'와 '프로(Pro)' 모델도 함께 도입했다. 이외에 텍스트 기반 데이터와 음성 데이터를 통합 분석할 수 있는 '소닉(Sonic)'도 공개되며, 멀티모달 AI 영역으로의 확장도 본격화됐다.

에이전트 기술 역시 중점 투자의 한 축이다. AWS는 이번 행사에서 실시간 제어 기능이 구현된 '에이전트 코어 정책(AgentCore Policy)'을 선보이며 보안성과 통제력을 크게 강화했다. 이 기능은 코드 외부에서 정책 기준으로 에이전트의 행위를 제어할 수 있으며, 무단 데이터 접근이나 부적절한 명령 수행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

또한 에이전트의 추론 정확도를 분석·모니터링하는 '에이전트코어 평가 기능(AgentCore Evaluations)'도 신설됐다. 개발자는 이를 통해 LLM 기반 사용자 정의 평가기를 직접 구축할 수 있다. 기존에는 복잡했던 품질 관리가 훨씬 정교하면서도 단순해지는 효과를 노린다.

여기에 ‘키로(Kiro)’라는 자율 개발 에이전트도 공개됐다. 키로는 개발자의 반복 작업에서 맥락을 학습하고, 독립적으로 실행 루트를 판단해 이력을 축적하며 역시 생성 결과에 대한 통제권은 사용자가 유지한다. 나아가 AWS는 키로를 보안 및 DevOps 분야로 확장해, 텔레메트리와 코드, 배포 데이터를 상호연계 분석하고 근본 원인을 자동 파악하는 기능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회사에 따르면 이 기술을 활용한 문제 원인 식별률은 약 86%에 달한다.

이번 발표는 가먼 CEO가 마무리에 25개의 신제품을 10분간 소개할 만큼 방대한 스케일로 진행됐다. 그는 "AI는 이제 기술 신기함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가치를 만들어내는 도구로 진화하고 있다"며, “디테일에 깊이 뛰어들고 새로운 혁신을 시작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AWS의 이번 행보는 단순한 AI 기능 향상이 아니라, 기업 전체의 지식 시스템을 AI 에이전트와 프런티어 모델을 통해 재설계하겠다는 전략적 선언이다. 클라우드 인프라를 넘어 AI 플랫폼 기업으로의 진화가 구체화되고 있으며, 에이전트를 미래의 ‘새로운 클라우드’로 정의한 가먼 CEO의 발언은 AWS의 다음 10년을 예고하는 신호탄이라 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