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NVDA)와 소프트뱅크그룹이 로보틱스 기반 인공지능 스타트업 스킬드AI(Skild AI)에 대해 총 10억 달러(약 1조 4,400억 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투자 유치가 성사되면 스킬드AI의 기업 가치는 140억 달러(약 20조 1,600억 원)를 넘어설 전망이다.
스킬드AI는 2023년 전 메타플랫폼스(Meta) 소속 AI 연구자들이 설립한 회사로, 다양한 형태의 로봇에 적용 가능한 범용 AI ‘로봇 브레인(brain)’ 기술을 개발해왔다. 이 기술은 특정한 로봇 모델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지형에서 이동 가능한 4족 보행 로봇이나 인간처럼 정교한 동작을 수행하는 휴머노이드 로봇, 그리고 공장 현장에서 사용되는 산업용 로봇 팔 등에도 유연하게 탑재 가능하다.
스킬드AI는 지난 5월 소프트뱅크와 엔비디아를 포함한 다수의 전략적 투자자로부터 5억 달러(약 7,200억 원)를 유치하며 47억 달러(약 6조 7,700억 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은 이후, 기술력을 한층 더 강화해 왔다. 특히 ‘스킬드 브레인(Skild Brain)’이라는 이름의 최신 범용 모델은 물체 조작, 공간 인식, 경로 탐색 등 기존 로봇들이 수행하지 못했던 행위를 가능케 하는 ‘비정형 학습 능력(emergent capabilities)에 초점을 맞췄다.
예컨대 창고 로봇이 물건을 떨어뜨렸을 경우, 스킬드AI의 모델은 이를 다시 집어 올리는 행동을 스스로 학습하고 반복할 수 있다. 이 같은 기능은 단순해 보일 수 있지만, 인간 작업자의 역할을 로봇이 상당 부분 대체하려면 반드시 구현돼야 하는 요소다. 기업 측은 물체를 회전시켜 잡기 좋게 만드는 등 정밀 작업 능력도 학습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런 특성이 향후 로봇의 현장 투입 가능성을 결정짓는 핵심 역량으로 평가받고 있다.
로이터는 이 같은 투자 협상의 배경에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로봇 미래론’이 자리잡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소프트뱅크는 올해 10월 스위스 ABB의 로봇 부문을 약 54억 달러(약 7조 7,800억 원)에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으며, 손 회장 본인도 스킬드AI의 시범 프로젝트를 통해 기술 수준에 깊은 인상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AI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로보틱스 분야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함께 높아지는 추세다. 최근 제프 베이조스(Jeff Bezos)가 후원한 피지컬 인텔리전스(Physical Intelligence)가 6억 달러(약 8,600억 원)를 유치하며 로봇 브레인 경쟁에 본격 가세했으며, 메타, 구글(GOOGL), 아마존(AMZN) 등 기술 대기업들도 로보틱스와 AI 접목을 위해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이밖에도 게코 로보틱스, 제네시스 AI, 코비오닉스, 필드AI 등 다양한 신생 기업들이 범용 로봇 AI 플랫폼 개발을 목표로 자금 조달에 성공한 바 있어, 스킬드AI를 둘러싼 생태계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