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인프라 기업의 부채 확대가 곧 거품 붕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진단이 나왔다. 부채가 실제 매출과 현금흐름,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는지가 AI 산업의 지속성을 가를 핵심 기준으로 제시됐다.
톰 리(Tom Lee) 펀드스트랫(Fundstrat) 공동창업자는 “성장 산업의 확장은 주식 자본에만 의존하지 않으며, AI 기업의 부채 조달이 사업모델의 실패나 거품 붕괴를 뜻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성장 산업이 설비와 인프라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부채 활용 자체는 이례적인 일이 아니라는 취지다.
블록비츠(BlockBeats)는 15일 리의 발언을 전하며 AI 인프라 금융을 둘러싼 부채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리는 AI가 경제 성장의 '세 번째 엔진'이 될 수 있다고 봤다.
리는 신기술의 초기 단계에서 투자자들이 장기 가치와 확산 속도를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비트코인(BTC)이 1000달러 미만에서 약 8만달러(약 1억800만원)까지 오른 사례를 그 근거로 들었다.
다만 리의 발언은 AI 관련 부채가 무조건 정당화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차입금이 실제 수요와 매출로 연결되는지, 기업의 현금흐름과 생산성을 개선하는지가 검증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핵심은 부채 규모보다 자금이 투입된 설비와 장비가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지에 있다. 매출이 늘더라도 이자 비용과 설비 투자 부담을 감당할 현금이 부족하면 부채 확대의 지속성은 약해질 수 있다.
리의 관심 분야는 AI 인프라의 병목 지점이다. 엔비디아($NVDA), 반도체, 메모리, 연산 능력 확대에 따라 수요가 커지는 에너지·전력 자산 등을 AI 투자 사슬의 주요 분야로 꼽았다.
AI 데이터센터가 늘어날수록 연산 장비뿐 아니라 저장장치와 전력 공급 능력도 중요해진다. 이에 따라 AI 인프라 기업을 평가할 때 매출 성장률뿐 아니라 설비 투자 규모, 부채 구조, 현금흐름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논리로 이어진다.
AI 투자와 현금흐름의 관계는 앞서 대형 클라우드 기업의 자본지출과 현금흐름 부담이 AI 투자 사이클의 변수로 거론된 흐름에서도 다뤄졌다. 당시에도 AI 수요 자체보다 투자 속도가 향후 수익과 현금흐름을 앞설 수 있다는 점이 쟁점으로 제시됐다.
엔비디아를 포함한 AI 관련 기업의 주가 흐름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본지는 앞서 엔비디아 실적 이후 AI 관련주 안에서 주가 흐름이 엇갈린 현상을 전했다.
결국 AI 부채 논쟁은 차입 규모 자체보다 부채가 매출과 현금흐름, 생산성 개선으로 전환되는 속도를 둘러싼 문제로 좁혀진다. 시장은 앞으로 관련 부채가 실제 사업 성과로 이어지는지를 확인하는 데 초점을 맞출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