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감 제조업체 SRM 엔터테인먼트가 미국 나스닥 상장사 최초로 트론(TRX)을 재무 전략의 핵심 자산으로 채택하며 명칭까지 ‘트론 주식회사(Tron Inc)’로 변경한다. 이는 트론 창업자 저스틴 선(Justin Sun)의 조언 아래 이뤄지는 ‘역합병’ 성격의 재편으로, 월가에서 인정한 법인 자산의 기준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시도다.
SRM 측은 6월 16일 공식 발표를 통해 회사명을 트론 주식회사로 변경하고, 향후 재무 전략을 트론(TRX) 보유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번 트랜잭션에는 약 1,390억 원(1억 달러)의 민간 투자금이 투입되며, 옵션 계약이 전부 이행될 경우 최대 2,919억 원(2억 1,000만 달러)까지 늘어날 수 있다. 트론 창립자인 선은 향후 전략적 자문 역할을 맡는다.
트론의 이 같은 행보는 비트코인(BTC)에 이어 또 다른 암호화폐가 법인의 준비 자산으로 채택될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대표 사례가 될 전망이다. 하지만 트론은 비트코인과 달리 유통량이 적고 중앙화 성격이 강하며, 선과 트론 재단에 지나치게 밀접하게 엮여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우려도 적지 않다.
기업의 금고에 암호화폐를 담는 사례가 늘어나는 가운데, 트론이 이 실험에 성공한다면 단순히 SRM만의 사례가 아니라 암호화폐 전반의 제도권 진입에 의미 있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 반대로 실패할 경우, 트론은 물론 해당 모델을 따르려는 다른 기업에도 파장이 불가피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과 함께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정책 기조 변화가 관심을 모으는 가운데, 트론의 이 대담한 실험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시장의 눈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