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지 디지털(Anchorage Digital)이 자사의 지갑 솔루션 '포르토(Porto)'에 디파이(DeFi) 기능을 새롭게 도입했다. 이로써 기관 투자자들은 포르토 지갑을 통해 유니스왑(Uniswap) 인프라와 연결된 디파이 서비스를 활용하며 토큰 스왑 및 유동성 확보를 보다 간편하게 수행할 수 있게 된다. 최근 기관 대상 디파이 채택이 점차 증가하는 가운데, 앵커리지의 이번 행보는 새로운 대안 지갑을 찾는 투자자들에게 주목할 만한 옵션을 제시한다.
이번 통합은 유니스왑 트레이딩 API를 통해 실현됐다. 나던 맥컬리(Nathan McCauley) 앵커리지 CEO는 “기관이 디파이에서 보안은 유지하면서도 암호화폐 네이티브 속도로 움직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현재 포르토 지갑은 메이플 파이낸스(Maple Finance), 수이 재단(Sui Foundation), 디파이 거래소 dYdX 같은 주요 기관 고객들이 사용 중이다.
기관용 지갑 솔루션은 최근 빠르게 확대되는 분야다. 블록데몬(Blockdaemon), 파이어블록스(Fireblocks), 컨센시스(Consensys), 포디파이(Fordefi) 등도 유사한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으며, 점점 더 많은 자산운용사와 투자기관들이 디파이 인터페이스를 탐색하고 있다.
‘인스티튜셔널 디파이(기관 디파이)’는 규제된 금융기관들, 예컨대 은행, 자산운용사, 헤지펀드 등이 디파이 생태계에 참여하는 것을 뜻한다. 해당 분야는 디파이의 투명성과 개방성을 유지하면서도, 기관들이 요구하는 규제준수, 리스크 관리, 거버넌스 기준을 결합하므로 점차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디파이 시장의 유동성 지표로 널리 활용되는 총예치자산(TVL)을 보면, 현재 유니스왑은 45억 7,000만 달러(약 6조 3,123억 원)를 기록하며 견고한 생태계를 유지 중이다. 다만 디파이 전체 TVL은 전반적으로 변동 양상을 보이고 있다. 디파이라마(DeFiLlama)에 따르면, 2024년 6월 이후 글로벌 TVL은 1,060억 달러(약 147조 3,400억 원) 수준으로 집계됐으며, 이는 6개월 전 1,370억 달러(약 190조 4,300억 원)에서 하락한 수치다.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앵커리지 디지털은 2021년 12월, 안드리센 호로위츠와 아폴로 펀드 등으로부터 3억 5,000만 달러(약 4,865억 원)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30억 달러(약 4조 1,700억 원)를 인정받은 바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 역시 디지털 자산 수탁 서비스를 위해 앵커리지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