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리플(Ripple)이 공동으로 제출한 제안에 대해, 미국 지역 법원이 이를 기각했다. 해당 요청은 리플에 부과된 1억 2,500만 달러(약 1,739억 원)의 민사 벌금을 감경하고, XRP의 기관 투자자 대상 1차 판매를 증권 거래로 간주한 기존 판결을 번복해달라는 내용이었다.
이번 판결은 '지시적 판결(indicative ruling)'에 해당하는 것으로, 상급 항소심에서 사건이 계류 중일 때 하급 법원이 일정 조건 아래 제한적으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절차다. 다만, 이러한 결론은 상급 법원의 승인 없이는 법적 구속력을 갖지 않는다.
SEC는 앞서의 소송에서 XRP를 증권으로 분류해 리플이 사전 등록 없이 판매한 것은 연방법 제5조를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으며, 지난 해 법원은 기관 투자자 대상 XRP 판매를 증권 거래로 인정했다. 이에 리플과 SEC는 항소 절차를 밟으면서 민사벌금 강도 조정과 판결 일부 철회를 요청했지만, 이번 기각으로 그 시도는 좌절됐다.
이번 결정은 XRP의 법적 지위와 향후 SEC의 집행 방향에 다시금 변수를 제공할 가능성이 크다. 업계는 앞으로 이어질 항소심에서 판결이 어떻게 이어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