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웨어(StarkWare)가 비트코인(BTC) 메인넷에서 양자 내성 거래를 실증했다. 다만 공개키가 이미 온체인에 드러난 BTC는 집계 기준에 따라 604만~705만2314 BTC로 추산돼, 이번 방식만으로는 전체 위험을 덮기 어렵다.
스타크웨어는 8월 26일 자사 블로그에서 퀀텀 세이프 비트코인(QSB·Quantum Safe Bitcoin) 방식의 첫 메인넷 거래가 기존 비트코인 합의 규칙을 바꾸지 않은 채 채굴됐다고 밝혔다. 메모풀 공개 기록상 해당 거래는 블록 964,199에 포함됐고, 채굴 시각은 8월 27일 오전 5시48분34초 한국시간이었다.
이번 거래는 본지가 앞서 보도한 스타크웨어의 양자 안전 거래 실행을 둘러싼 기술적 의미를 더 분명하게 보여준다. 핵심은 비트코인 네트워크 전체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공개키가 아직 노출되지 않은 자금을 해시 기반 조건으로 옮겨 두는 데 있다.
QSB는 타원곡선 서명 대신 해시 조건을 활용한다. 충분히 강한 양자컴퓨터가 등장하면 공개키에서 개인키를 역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반면 다수 비트코인 주소는 지출 전까지 공개키가 해시 뒤에 가려져 있다.
QSB는 이 틈을 이용해 공개키가 드러나기 전에 다른 조건의 출력으로 자금을 옮기는 방식이다. 비트코인 합의 규칙 자체를 바꾸지 않는 만큼 네트워크 전체 업그레이드와는 성격이 다르다.
제약도 뚜렷하다. 스타크웨어는 QSB가 공개키를 이미 드러낸 주소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이 거래는 일반 노드 정책상 비표준 거래로 분류돼 보통의 메모풀을 통해 전파되지 않는다.
실제 메인넷 실증도 마라(MARA)의 슬립스트림(Slipstream) 경로를 통해 채굴자에게 직접 전달됐다. 구현 비용도 현재 수백 달러 수준이라고 회사는 밝혔다.
노출 물량 집계는 기관별로 차이가 난다. 코인베이스($COIN) 자문기구는 4월 21일 보고서에서 약 690만 BTC가 양자 공격에 노출돼 있다고 봤다. 글래스노드(Glassnode)는 5월 20일 보고서에서 공개키가 이미 보이는 물량을 604만 BTC, 전체 발행량의 30.2%로 집계했다.
ChainQuery는 8월 2일 기준 705만2314 BTC, 유통량의 35.1%를 위험군으로 분류했다. 숫자가 갈리는 이유는 기준 시점과 공개키 노출의 정의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글래스노드는 구조적으로 공개키가 드러난 물량과 주소 재사용 등 운용 과정에서 노출된 물량을 나눴다. ChainQuery는 P2PK, 베어 멀티시그, 탭루트(P2TR)처럼 출력 생성 시점부터 공개키가 보이는 물량과 과거 지출로 공개키가 드러난 재사용 주소를 함께 집계했다.
프로토콜 차원의 논의도 별도로 진행 중이다. 비트코인.org 미러에 올라온 BIP-361은 3월 1일 기준 전체 비트코인의 34% 이상이 온체인에서 공개키를 드러냈다고 적었다. 이 문서는 레거시 ECDSA·Schnorr 서명을 단계적으로 종료하는 구상을 담고 있다.
다만 BIP-361 문서는 게시 자체가 채택이나 비트코인 커뮤니티 합의를 뜻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QSB 같은 우회 수단과 프로토콜 수준의 이전 논의는 같은 문제를 다루지만, 실행 범위와 합의 절차가 다르다.
기관 자금도 붙고 있다. 스트레티지($MSTR)는 7월 23일 비트코인 보안 컨소시엄 출범과 3년간 총 1500만 달러(약 208억원) 약정을 발표했다. 갤럭시(Galaxy)는 7월 21일 최대 500만 달러(약 69억원)의 개발자 보조금을 내건 양자 대비 이니셔티브를 시작했다.
이번 실증은 비트코인이 양자 위협 앞에서 쓸 수 있는 우회 경로 하나를 확인한 사례다. 그러나 이미 공개키가 보이는 물량은 QSB의 보호 범위 밖에 있다. 비트코인의 양자 대응은 임시 이전 수단과 프로토콜 차원의 전환 논의를 함께 다뤄야 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