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 내 대표적인 친암호화폐 성향의 민주당 의원들이 공화당 주도의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에 반대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히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들이 지적한 문제점들이 보완되지 않는 한, 향후 법안의 진전을 막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놨다.
3일(현지시간) 폴리티코 보도에 따르면, 9명의 민주당 상원의원은 공동 성명을 통해 “현재 형태의 법안은 여전히 해결되어야 할 문제가 많다”며 반대표를 던질 것이라 예고했다. 이는 미국에서 최초로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연방 차원의 규제 근거를 마련하려는 입법 절차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 법안은 ‘미국 스테이블코인 국가 혁신 가이드 및 정립법(GENIUS Act)’으로, 빌 해거티 상원의원이 주도해 추진 중이다. 지난 3월 상원 은행위원회에서는 민주당과 공화당의 일부 초당적 지지가 모이며 순조롭게 통과됐지만, 막판 지지 철회로 난관에 부딪힌 셈이다. 성명을 발표한 의원에는 루벤 갈레고, 마크 워너, 리사 블런트 로체스터, 앤디 김 의원 등이 포함됐다. 이들은 모두 초기 법안 논의 단계에서는 지지 입장을 유지해 왔던 인물들이다.
민주당 의원들의 지지 철회는 단순한 표 결집의 문제가 아니다. 스테이블코인 업계뿐 아니라 암호화폐 전반에 걸친 규제 명확성을 요구하던 업계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이기도 하다. 특히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 캠페인에서 친암호화폐 기조를 분명히 하며 공화당의 정책 방향을 이끄는 가운데, 민주당 내에서도 친암호화폐 인사조차 공화당 주도의 법안에는 선을 긋는 모습이다.
암호화폐 업계는 이번 사안이 단기적으로는 규제 확립 지연을 의미하겠지만, 장기적으론 양당 모두가 기술 혁신과 소비자 보호를 균형 있게 반영하는 법안 마련에 힘쓸 여지를 남겼다고 보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와 투자자에게는 이번 반대 성명이 입법 리스크를 다시 상기시키는 계기가 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