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이 인수한 프라임 브로커 히든로드(Hidden Road)가 미국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장외 암호화폐 스왑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는 리플이 지난 4월 약 1조 7,100억 원($12.5억)에 히든로드를 인수한 직후 나온 첫 주요 서비스로, 암호화폐와 전통 금융의 경계를 허무는 상징적 행보다.
히든로드는 5월 28일 공식 발표를 통해, 자사의 FCA(영국 금융감독청) 등록 법인을 통해 미국 내 기관 고객들이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등 주요 디지털 자산에 대해 현금 결제 방식의 장외(OTC) 스왑 거래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밝혔다. OTC 스왑은 거래소 외부에서 대규모 주문을 소화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가격 왜곡 없이 디지털 자산을 교환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히든로드의 글로벌 CEO 마이클 히긴스(Michael Higgins)는 “OTC 스왑은 글로벌 디지털 자산 거래량의 본질적인 부분을 차지하지만, 정작 미국 내 기관 투자자들에게는 이러한 상품 접근이 거의 막혀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미국의 디지털 자산 시장은 그동안 상품 측면에서 충분히 서비스받지 못했다”며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러한 서비스 확장은 최근 기관 투자자들 사이에서의 암호화폐 수요 증가와도 맞물린다. 히긴스는 2024년 12월 인터뷰에서 “전통 금융과 디지털 자산의 융합은 대형 기관들의 요구에 부응하면서 시장 내 독보적인 기회를 낳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실제로 히든로드는 인수 발표 직후 미국 금융산업규제국(FINRA)으로부터 브로커딜러 라이선스를 획득하며, 미국 시장 내 합법적 서비스를 위한 기반도 빠르게 갖췄다. 더불어 작년 12월 유럽연합의 새로운 암호화폐 규제인 MiCA 체계가 발효되자마자, 네덜란드 금융당국으로부터 최초로 해당 라이선스를 취득한 기업 중 하나로 등록되며 글로벌 규제 대응에서도 앞서가고 있다.
최근 암호화폐 OTC 인프라 기업 파이너리마켓츠(Finery Markets)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글로벌 기관 OTC 거래량은 전년 대비 106% 증가하는 등 시장 수요는 지속해서 확대되고 있다. 히든로드의 이번 미국 내 서비스 출시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리플과의 시너지를 통해 더욱 본격적인 제도권 진입 전략을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