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에서 열린 ‘에이펙스(Apex) 2025’ 정상회담에서 브래드 갈링하우스(Brad Garlinghouse) 리플(Ripple) CEO가 도지코인(DOGE)에 대해 한층 유연해진 태도를 보이며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갈링하우스는 과거 밈코인에 대해 강하게 비판해왔지만 이번에는 “도지코인은 생태계의 일부이며 역할이 있다”며 그 존재 자체를 인정했다.
갈링하우스는 도지코인의 유동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밈코인 전반에 대해선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을 유지했다. 그는 “나는 단 한 번도 밈코인을 사본 적 없다”며, 해당 시장에 사기, 러그풀, 실체 없는 과대광고가 난무한다고 경고했다. 일론 머스크(Elon Musk)의 도지코인 지지로 생긴 트렌드에 대해서도 “그가 자본을 몰고 온 것은 맞지만, 정작 진지하게 블록체인을 키워가려는 사람들에게는 해가 되었다”고 비판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이번 행사에서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도 함께 제시됐다. 갈링하우스는 테더(USDT), 유에스디코인(USDC) 등을 언급하며 “스테이블코인이야말로 진정한 미래”라고 강조했다. 특히 리플은 이미 USDC 유통량의 20%를 XRP 레저에서 처리하고 있어 해당 분야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최근 공개된 써클(Circle)의 IPO 성공도 언급하며, 이는 기관과 개인 투자자들이 암호자산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인다는 증거라고 평가했다.
규제 환경 변화도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그는 미국에서 추진 중인 ‘GENIUS 법안’ 등 스테이블코인 관련 규제가 긍정적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전까지는 맞바람이었던 규제가 이제는 순풍으로 바뀌었다”며 미국의 규제 정비가 전 세계 암호화폐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콩, 한국 등 주요 국가에서도 스테이블코인 프레임워크가 속속 등장하고 있어, 글로벌 차원에서의 도입도 가속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갈링하우스는 XRP가 더 이상 단순한 투기 대상이 아니라, 글로벌 금융 인프라로 점차 자리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XRP는 장기적인 미래를 위한 블록체인 솔루션”이라며, 은행과 정부기관이 참여하는 기관 중심의 도입 흐름이 새로운 성장 사이클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암호화폐 시장이 다시 한번 전환점을 맞이하는 가운데, 밈코인을 넘어 스테이블코인과 인프라 중심 생태계로 진화해가는 리플의 방향성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