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장이 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와 맞물리며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전 세계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4.47% 감소해 약 4,422조 원(3.18조 달러)까지 줄어들었다. 주요 자산인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XRP 모두 가격이 하락했으며,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가 시장 전반에 퍼진 모습이다.
비트코인(BTC)은 현재 약 1억 4,606만 원(104,954달러) 수준에서 거래 중이며, 24시간 기준 2% 넘게 하락했다. 이더리움(ETH)은 약 351만 원(2,522달러)으로 2.66% 떨어졌고, XRP는 무려 9% 넘게 급락해 약 3,002원(2.16달러)을 기록하고 있다. 솔라나(SOL), 카르다노(ADA), 도지코인(DOGE) 등 주요 알트코인들도 동반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현재 공포탐욕지수는 48로 중립을 유지하고 있으나, 전반적인 투자심리는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는 시장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는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이란과 이스라엘의 갈등은 최근 한층 격화됐다. 이란이 텔아비브를 타격할 수 있는 고속탄도미사일 전력을 과시하자, 이스라엘은 국영방송국 시설을 공습하며 보복했다. 이런 군사적 충돌에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가운데, 미국의 개입 가능성도 암울한 전망을 부추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에서 열린 G7 정상회의를 돌연 중단하고 워싱턴으로 복귀했으며, 테헤란 시민들에게 즉각 대피를 권고했다. 그는 진실소셜(Truth Social)을 통해 “그들이 합의서에 서명했어야 했다”라며, 군사적 대응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이에 따라 온라인 예측 플랫폼 폴리마켓에서는 미국의 군사 개입 확률이 70%까지 치솟으며 시장에 추가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 같은 정세 속에서 비트코인은 심리적 지지선인 10만 달러(약 1억 3,900만 원) 테스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만약 해당 지점이 무너지면, 단기 하락 목표선은 9만 2,000달러에서 9만 5,000달러(약 1억 2,788만~1억 3,205만 원)까지 열려 있다. 이더리움 역시 2,400달러(약 334만 원) 지지선이 위협받고 있으며, 하락세가 지속될 경우 2,200달러(약 306만 원)까지 밀릴 가능성도 거론된다.
단기급등을 기대하던 투자자들에겐 예상치 못한 외부 요인이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지정학적 불확실성 속에서 암호화폐 시장은 향후 며칠간 변동성이 극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포트폴리오 방어 전략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