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이더리움(ETH) 초기공개(ICO)에 참여했던 한 지갑이 약 10년 만에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당시 620달러(약 86만 원)를 투자해 2,000 ETH를 확보했던 이 지갑의 주인은 최근 자금을 바이낸스로 옮기며, 최대 522만 달러(약 72억 5,580만 원)에 달하는 수익을 거둘 가능성이 높아졌다.
온체인 데이터 분석 플랫폼 룩온체인(Lookonchain)에 따르면, 해당 지갑은 먼저 0.002 ETH만 이체하며 활동 재개를 예고했다. 이후 약 이틀간 분산 이체 방식으로 전체 2,000 ETH를 바이낸스로 옮겼으며, 단일 거래 기준 최대 1,000 ETH 규모였다. 지금 시점 기준 이더리움이 약 2,600달러에 거래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평단가 약 0.31달러에 매입했던 ETH로 무려 8,270배에 달하는 수익률을 실현할 수 있는 셈이다.
한편, 이 같은 고래급 이체가 이뤄지는 가운데, 이더리움은 중동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가격 변동성을 거세게 겪고 있다. 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 소식이 퍼지며, 이더리움 가격은 최근 2,760달러에서 한때 2,470달러까지 급락했다가 다시 반등해 약 2,616달러 수준을 유지 중이다.
이번 하락 과정에서 전 세계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약 10억 달러(약 1조 3,900억 원)에 달하는 레버리지 포지션이 청산됐으며, 특히 바이낸스에서는 2,430~2,650달러 구간에서 이더리움 ‘롱’ 포지션의 대거 청산이 집계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더리움은 최근 1주일간 약 3.2% 상승하며, 같은 기간 2.7% 하락한 전체 시장 대비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더리움은 여전히 사상 최고가인 약 4,878달러(약 67억 8,420만 원) 대비 46% 이상 낮은 수준이지만, 이번 10년 장기 보유자의 사례는 장기 투자 전략이 암호화폐 시장에서도 유효할 수 있다는 점을 다시금 부각시킨다. 이러한 장기 투자 성과가 다시 공개되면서, 동일한 시기 참여했던 이더리움 초기 투자자들의 후속 움직임 여부에도 시장의 주목이 모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