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평판 리스크(reputational risk)' 관련 규제를 철회하면서 리플(XRP)의 도입 가능성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이는 미국 은행들이 리플과 같은 암호화폐 기업과 협업하는 데 장벽이 낮아지는 흐름으로, 리플넷(RippleNet)과 XRP의 실사용 확대에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그간 미국 내 은행들은 자산 건전성과는 무관하게, 이미지 손상을 우려해 암호화폐 기업과의 거래를 기피할 수 있었다. 이 같은 관행은 리플처럼 제도권 금융기관과 협력해온 기업에까지 불합리한 제약을 가하는 요소로 작용해 왔다. 그러나 Fed의 이번 결정으로 은행들은 오직 실질적인 재무 리스크를 기준으로 업체를 평가하게 되며, 그 결과 암호화폐 기업에 대한 접근성이 상당히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리플은 직접적인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 리플은 중앙은행 및 기업들과 실시간 결제 솔루션을 제공하며 글로벌 금융 네트워크를 구축해 왔다. 특히, 비용 절감과 결제 속도에 민감한 국제 송금 시장에서 XRP는 중개 자산으로 핵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번 규제 변화는 미국 금융권이 리플의 블록체인 기반 결제 인프라를 적극 채택할 환경을 조성한 셈이다.
시장은 이미 강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XRP 가격은 24시간 만에 9% 이상 급등하며 2.20달러(약 3,058원)를 돌파했다. 이는 같은 기간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을 모두 상회하는 상승률로, 투자자들이 이번 변화를 제도권 채택 확대로 인식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최근 1년간 XRP는 365.2% 오르는 성과를 기록하며 장기 투자자 신뢰 역시 높아지고 있는 분위기다.
암호화폐 트레이더로 알려진 프랑스 출신 아서(Arthur)는 "평판 리스크는 공포에 기반한 제약이었지, 사실에 의한 판단은 아니었다"며, "이 장벽이 사라졌다는 건, 이제 시스템이 암호화폐와 협력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겠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이 같은 결정은 미국 은행들이 향후 리플넷과 XRP를 국제결제 분야에 도입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 이미 일부 국외 은행들이 리플 기술을 사용하고 있는 만큼, 미국 내 금융기관들도 본격적인 디지털 자산 활용 사례를 늘려갈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이번 규제 개편은 리플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간 진행 중인 법적 분쟁과는 별개의 사안이다. SEC 소송과 관련한 법적 판단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지만, 제도권 수용 확산이라는 점에서 간접적으로 XRP의 입지를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번 조치는 단순 규제 완화를 넘어, 디지털 자산이 미국 금융 시스템 내에서 현실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리플의 기술력과 글로벌 네트워크, 그리고 이번 정책 변화를 기회로 삼는 전략이 맞물릴 경우, XRP는 제도권 채택이라는 오랜 과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