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시장이 극단적으로 치우친 청산 불균형 속에 급격한 가격 변화 없이도 숏 포지션 투자자들을 대거 휩쓰는 반전을 연출했다. 암호화폐 분석 플랫폼 코인글래스(CoinGlass)에 따르면, 최근 24시간 동안 전체 청산 규모는 약 5억 378만 달러(약 7,008억 원)에 달했으며, 이 가운데 비트코인 숏 포지션 청산 규모는 217만 달러(약 30억 원)로, 롱 포지션 대비 무려 4,720% 이상 불균형이 발생했다.
이번 청산 격차는 비트코인의 큰 가격 변동 없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비트코인 가격은 보도 시점 기준 10만 5,000달러(약 1억 4,595만 원) 수준으로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지만, 핵심 거래소 바이낸스의 시간대별 차트에선 하락 시도 실패 직후 빠른 반등이 이뤄지면서 대규모 숏 포지션 청산이 촉발된 것으로 분석된다.
추가 데이터를 보면, 전체 청산 가운데 3억 7,135만 달러(약 5,160억 원)가 숏 포지션에서 발생했다. 롱 포지션 청산 규모는 1억 3,234만 달러(약 1,840억 원)로 상대적으로 적었다. 특히 최근 4시간 내 데이터에서도 숏 포지션 1,864만 달러(약 259억 원), 롱 포지션 784만 달러(약 109억 원)로 격차가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장이 새로운 강세 전환보다는 과도한 공매도 포지션에 대한 ‘쇼트 커버링’ 중심의 흐름이었다는 해석을 뒷받침한다.
이더리움(ETH) 또한 이번 청산 급증의 중심에 있었다. 전체 암호화폐 가운데 가장 많은 1,603만 달러(약 223억 원)가 청산됐고, 이 가운데 단일 최대 청산 건은 바이낸스 거래소의 ETH/USDT 거래에서 발생한 1,214만 달러(약 169억 원) 규모였다.
비트코인이 뒤를 이어 221만 달러(약 31억 원) 수준이 청산됐으며, 솔라나(SOL), 마진골드(MGO), 1000PEPE 등 일부 알트코인도 각각 50만 달러(약 7억 원) 이상의 청산이 이뤄져 전반적인 시장 변동성 확대를 반영했다.
이처럼 비트코인 청산 불균형이 기록적인 수준으로 커진 데에는 최근 시장이 강력한 기술적 지지선 위에서 단기 하락 시도에 실패하면서, 과도한 숏 베팅을 한 트레이더들이 순간적으로 반대로 밀리며 대거 정리된 결과로 풀이된다. 이는 시장 참여자들에게 지금의 가격 흐름보다 ‘포지션 구성의 민감도’가 더욱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