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이번 주 안에 그레이스케일(Grayscale)의 디지털 대형주 펀드(GDLC)에 대한 상장지수펀드(ETF) 전환 신청에 대한 결론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번 승인 여부가 XRP, 솔라나(SOL), 카르다노(ADA)와 같은 주요 알트코인에 대한 첫 미국 현물 ETF 출시에 문을 여는 분수령이 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ETF 전문 운용 플랫폼 ETF스토어의 네이트 제라시(Nate Geraci) 대표는 해당 승인의 가능성을 '매우 높다'고 평가하면서, "GDLC ETF 승인이 SEC의 첫 알트코인 기반 현물 ETF 승인으로 이어지는 교두보가 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GDLC는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XRP, 솔라나, 카르다노로 구성된 펀드로, 이중 알트코인 세 종목(XRP, SOL, ADA)은 전체 구성 자산의 약 10% 이하를 차지하고 있다.
제라시는 최근 자신의 X(구 트위터) 게시글을 통해 SEC가 지난주 제출된 개정된 S-3 서류를 검토 중이라며, 이는 적극적인 검토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고 분석했다. 특히 1933년 증권법과의 정합성을 고려할 때 해당 알트코인을 제외하는 방식은 법적으로 일관되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번 움직임은 최근 미국 내 규제 환경과 암호화폐 산업 간의 긴장 완화 분위기와도 맞물리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암호화폐 산업을 지지하면서, 자산운용사들의 움직임 역시 한층 활기를 띠고 있다. 올해 들어 위즈덤트리(WisdomTree), 21셰어스(21Shares), 반에크(VanEck)와 같은 주요 운용사들이 XRP, SOL, ADA에 대한 개별 현물 ETF 신청서를 줄줄이 제출했다.
그레이스케일 역시 자사 XRP 및 솔라나 트러스트를 별도의 현물 ETF로 전환하겠다는 별도 제안서를 이미 제출한 상태다. 특히 2월에는 SEC가 그레이스케일의 솔라나 ETF 안건을 공식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히며, 블룸버그의 애널리스트 에릭 발츄나스(Eric Balchunas)도 이를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라고 표현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과 연계된 미디어 기업 트럼프 미디어앤드테크놀로지 그룹도 최근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기반 현물 ETF를 위한 신청서를 제출했다. 커스터디 기관은 크립토닷컴(Crypto.com)이 맡는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다양한 움직임들이 맞물리며 기관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솔소밸류(SoSoValue)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 주에만 비트코인 현물 ETF로 22억 달러(약 3조 580억 원) 이상의 자금이 유입되며, 7주 연속 순유입 행진을 기록했다. 누적 유입 자금 역시 약 500억 달러(약 69조 5,000억 원)에 근접 중이다.
이처럼 규제 완화 기대감과 현물 ETF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동시에 작용하며, XRP, 솔라나, 카르다노 등 주요 알트코인에 대한 관심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향후 SEC의 결정이 개별 알트코인 ETF 승인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