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P 가격이 단기간 급락하면서 시장에 극심한 청산 불균형이 발생했다. 최근 12시간 동안 XRP 시장에서는 무려 2,475%라는 비정상적인 롱 포지션 청산 비율이 기록됐다. 코인글래스(CoinGlass) 데이터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롱 포지션에서 약 198만 달러(약 27억 5,220만 원)가 청산된 반면, 숏 포지션 청산은 고작 7만 9,950달러(약 1억 1,070만 원)에 불과했다.
문제는 갑작스러운 가격 상승으로 인해 투자자들이 FOMO(놓칠 수 없는 기회)에 휘말리며 매수에 가담한 직후 가격이 급속도로 반락했다는 점이다. XRP는 한때 2.33달러(약 3,239원)까지 치솟았다가 순식간에 하락세로 전환했다. 이 과정에서 과도하게 레버리지를 활용한 매수 포지션이 줄줄이 강제 청산되며 시장 혼란이 심화됐다.
XRP의 매도세는 단순히 해당 종목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같은 날 전체 암호화폐 시장에서 약 2억 800만 달러(약 2,889억 2,000만 원) 규모의 청산이 이루어졌으며, 이더리움(ETH)과 비트코인(BTC)도 각각 1,758만 달러(약 244억 2,200만 원), 1,292만 달러(약 179억 8,800만 원)의 청산 피해를 입었다. 그러나 XRP는 전체 코인 중에서도 가장 극단적인 롱 포지션 집중 현상을 보이며 가격 변동성을 극대화했다.
이러한 극심한 청산 편향은 시장에 유동성을 빠르게 말리는 부작용을 초래하며, 투자자들의 진입 시점을 더욱 신중하게 만든다. 현재 XRP는 2.18달러(약 3,030원) 전후에서 거래 중이며, 당분간은 매수 세력이 재정비되는 과도기를 거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의 기술적 저항선을 돌파한 것은 긍정적 시그널이었지만, 과도한 낙관론에 따른 무리한 진입은 오히려 시장 전반에 부담이 될 수 있고, 이번 사례가 그 대표적인 예다. 이번 사태를 통해 투자자들은 *레버리지 과잉 사용에 따른 리스크*를 다시금 실감하게 됐다.